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 앞서 KIA 유동훈이 은퇴식을 가졌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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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성적 남긴 선수들의 전유물서 변화
팬 기억에 남는 선수에게 주는 고별무대로
한화, 레전드 관리 잘해 ‘은퇴식 전문구단’
KIA 김상훈·유동훈 은퇴식 이벤트도 훈훈
KIA의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에 앞장선 포수 김상훈(38)과 투수 유동훈(38)이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은퇴식을 치렀다. 광주일고-고려대를 졸업하고 2000년 입단한 김상훈은 15시즌 동안 1388경기에 출장해 타율 0.242, 67홈런, 458타점, 376득점을 올렸다. 장충고-성균관대를 졸업하고 1999년 KIA의 전신 해태에 입단한 유동훈은 11시즌 동안 465경기에 등판해 36승59세이브39홀드, 방어율 3.92의 성적을 남겼다. 둘은 2월부터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고, 귀국 후 전남 함평 챌린저스필드에서 코치로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KIA는 “15년 이상 팀에 헌신한 이들의 공헌도를 평가했다”고 은퇴식 배경을 설명했다.
● 은퇴식을 열어주는 기준은?
과거만 해도 은퇴식은 KBO리그 전체에 불멸의 성적을 남긴 선수들이나 하는 영예로 간주됐다. 그 정도 레벨이 안 되는 선수들의 은퇴식도 없진 않았지만, 지금에 비하면 조촐했다. 경기 전에 꽃다발을 받고 소감 몇 마디를 밝히는 정도였다. 그랬던 은퇴식의 트렌드가 ‘기록이 아주 출중하지 않아도, 팬들의 기억에 남는 선수들을 위해 성대히 열어주는 고별무대’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 은퇴식을 치렀던 롯데 조성환도, 이번에 은퇴식을 한 김상훈과 유동훈도 ‘한 팀에서 현역 인생 전부를 보내며 팬들에게 좋은 기억들을 남겨준’ 경우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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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거즈와 은퇴식
KIA는 전신 해태 시절을 포함해 10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지만 정작 은퇴식은 이강철(넥센 수석코치), 이종범(MBC스포츠+ 해설위원), 김종국(KIA 코치)에 이어 이번 김상훈과 유동훈이 4번째다. 은퇴식 같은 이벤트에 전통적으로 약했던 구단의 정서가 작용한 셈이지만, 이제 달라지고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를 확실히 껴안는 상징성을 보여준 것이다.
그 같은 맥락에서 KIA 내부에선 ‘이대진 투수코치의 은퇴식을 열어줘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코치는 두 말이 필요 없는 KIA의 레전드이지만, 현역 마지막 1년을 LG에서 보낸 커리어가 걸린다. 아직까지 국내구단 중에서 현역 마지막 팀이 아니었음에도 선수 은퇴식을 열어준 곳은 없다. 그러나 이 코치는 현재 KIA에서 지도자로 기여하고 있다. 또 일본프로야구 은퇴식이나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 때는 현역 마지막 팀이 아니라 자기가 가장 공헌한 팀 유니폼을 선택하는 케이스가 적지 않다. 이 코치의 타이거즈 은퇴식이 예상되는 근거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