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이승엽(삼성)처럼 400홈런을 때릴 수는 없다. 투수로 입단했지만 낙제점을 받고 타자로 변신했고, 22시즌을 뛰며 기록한 299개의 홈런. NC 이호준은 개인 통산 300홈런을 눈앞에 두고 있다. 별명 ‘로또’처럼 행운이 아닌 쉼 없는 노력의 결과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그의 홈런 여정은 왜 특별한가?
1. 그는 전형적인 홈런 타자가 아니다
2. 1군 19시즌 중 14년간 두자릿수 홈런
3. 올해 타격폼 수정 모험 ‘끝없는 변신’
4. 39세…NC 이적후 매년 홈런 증가
오늘부터 친정팀 SK와 3연전
이호준은 8일까지 개인통산 299홈런을 기록 중이다. 하나만 더 쏘아 올리면 양준혁(351개), 장종훈(340개), 심정수(328개), 박경완(314개), 송지만(311개), 박재홍(300개)에 이어 KBO리그 역대 8번째로 300홈런 타자가 된다. 프로 데뷔 22시즌 만에 이뤄내는 대기록이다.
물론 이승엽은 역대 300홈런 타자 중 최단기간인 9시즌 만에 300호 홈런을 터트렸다. KBO리그 13시즌 만에 400호를 기록했고, 이제는 한·일 통산 600홈런을 향해 달리고 있다. 그러나 이호준이 도전하는 ‘300홈런’은 이승엽의 기록과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호준은 1994년 해태로 입단해 올해로 22년째 프로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300홈런은 단순히 오래 뛰었다고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 게다가 그는 전형적인 홈런타자가 아니다. 한 시즌 30홈런 이상도 2003년(36홈런)과 2004년(30홈런)뿐이다.
그럼에도 이호준이 300홈런에 도전한다는 것은 그동안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했다는 증거다. 실제로 그는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직후였던 1996∼1997년(해태), 그리고 2001년, 2006년, 2008년, 2010년(이상 SK)을 제외하고는 매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쳤다. 이승엽, 장종훈, 심정수처럼 화려한 홈런타자는 아니었어도 매년 차근차근 홈런수를 쌓아왔다.
올 시즌 이호준의 활약이 더 눈부신 이유는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의 약점이었던 몸쪽 공을 공략하기 위해 20여년간 유지해왔던 타격방식을 바꿨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하면 그동안 쌓아왔던 모든 것이 무너질 수도 있었지만,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해 성공을 거뒀다. 이처럼 그는 불혹의 나이에도 매년 야구를 더 잘하기 위해 남몰래 땀방울을 흘려왔다. 그렇기에 299홈런까지 도달할 수 있었고, 300홈런에 도전하고 있다. 그 자체로 박수 받아 마땅한 이호준의 도전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