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에너지 자립’ 가사도 르포
전남 진도군 조도면에 위치한 가사도는 4개의 풍력발전기와 태양광발전기 등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섬 내 사용전력의 80%가량을 충당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제공
지난달 29일 가사도에서 만난 주민들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일어난 섬의 변신에 이런 인연의 힘이 작용했을 것이라 믿고 있었다. 과거 가사도 주민이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어업 대신 농업에 종사했다면, 지금은 신재생에너지로 섬의 전력을 충당하면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환경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는 뜻이다.
진도 가학선착장에서 인구 330명의 가사도까지는 배로 15분 남짓 걸린다. 섬에 들어서자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산 위에 위치한 4개의 풍력발전기. 높이 37m, 날개 길이 12m의 육중한 모습은 팔을 벌리고 있는 거대한 장승을 연상케 했다. 풍력발전기 사이에는 태양광 발전 패널이 30도를 웃도는 날씨가 반가운 듯 번쩍거리고 있었다. 바람이 비교적 잔잔한 3∼8월에는 태양광 발전이, 매서운 바닷바람이 몰아치는 겨울에는 풍력 발전이 이 섬의 주요 전력원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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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도 마이크로그리드(MG)센터 상황실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 4개와 일반 모니터 4개를 통해 가사도의 MG 현황이 실시간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제
MG 구축에는 3년간 92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일각에선 “그 정도 돈이면 차라리 섬 하나를 사겠다”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한전은 친환경 에너지 자립 섬의 롤 모델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지난해 9월 MG 시험가동을 시작한 가사도는 현재 사용 전력의 80%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다. 매년 8억6000만 원이 들어갔던 가사도의 발전연료 비용 역시 5억4000만 원으로 줄어들어 연간 3억2000만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채우규 한국전력연구원 MG연구사업단 차장은 “전체 에너지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을 60%로 유지하면서 20년간 운영할 경우 전력공급 단가를 3.7% 낮추고 운영비도 연간 2억7000만 원씩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송일근 한국전력연구원 MG연구사업단장은 “전력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데 MG 모델만 한 방법이 없다”며 “우선 개성공단에 시범적으로 활용해 본 뒤 확대 여부를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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