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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출장간 한국인 환자, 입국뒤 38시간 지나서야 격리

입력 | 2015-06-01 03:00:00

[메르스 확산 비상]버스로 이동… 호텔-식당도 돌아다녀
환자 주변 앉았던 한국인 승객 2명 한때 격리 거부… 홍콩 여론 악화




홍콩을 통해 중국에 도착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10번 환자가 홍콩 도착 이후 중국 당국에 격리되기까지 37시간 40분이 걸렸다. 홍콩과 중국 보건 당국은 지난달 26일 낮 12시 50분 홍콩에 도착한 10번 환자의 행적을 면밀히 파악해 그가 접촉한 인물 중 ‘밀접 접촉자’를 가려내 격리 상태에서 경과를 관찰하는 등 감염 확산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10번 환자가 홍콩에 도착할 당시 비행기에는 승객 158명과 승무원 8명이 동승했다. 홍콩 보건 당국은 10번 환자가 앉았던 ‘21열’과 그 앞뒤 열 승객 29명을 ‘밀접 접촉자’로 분리했다. 이 중 홍콩에 남아 있는 18명(한국인 5명 포함)은 홍콩 당국에 의해 ‘14일간의 격리’ 관찰에 들어갔다. 나머지 11명은 한국과 중국으로 떠난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국가와 세계보건기구(WHO)에 명단을 통보했다.

홍콩에 도착한 10번 환자는 21명이 탑승한 공항버스를 타고 홍콩과 중국 경계인 사터우자오(沙頭角)까지 간 뒤 13명이 탑승한 중국 광둥(廣東) 성 후이저우(惠州)행 버스를 탔다. 10번 환자가 표를 구입한 홍콩 공항버스의 여성 매표원은 한때 고열로 검사를 받았으나 음성 판정을 받았다.

26일 오후 후이저우에 도착한 10번 환자는 천장(陳江) 진의 싼양(三陽) 호텔 510호실에 투숙했다. 이 호텔의 프런트 데스크 직원 등 3명도 격리됐으며 510호실은 손님을 받지 않고 있다. 10번 환자는 27일에는 후이청(惠城) 구의 캉디(康帝)국제호텔로 옮겼다. 27일 낮 10번 환자는 행사 참석 등을 위해 후이저우의 식당 두 곳에서 식사를 했다. 이들 식당 직원들도 ‘밀접 접촉자’로 격리됐다. 광둥 성 당국이 격리한 인원은 한국인 3명을 포함해 61명이다.

10번 환자는 27일 저녁식사 중 몸이 좋지 않다며 일찍 자리를 떠 호텔로 돌아갔으며 28일 오전 2시 반 광둥 성 질병통제중심 관계자들에 의해 이송됐다. 현재 그는 ‘후이저우 시 중심 인민병원’ 집중치료실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중국은 27일 오후 10시 WHO로부터 메르스 감염 의심자가 홍콩을 통해 입국했음을 통보받고 즉각 10번 환자의 행적 조사에 나서 통보받은 후 4시간 30분 만에 10번 환자를 격리했다. 10번 환자의 홍콩 도착 이후 이때까지 37시간 40분 만이다.

한편 홍콩행 비행기에서 10번 환자 인근에 앉아 격리 대상자로 선정된 한국 여성 여행객 2명이 격리를 거부하고 홍콩 도심을 활보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홍콩 누리꾼들 사이에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이 여성들은 격리 치료를 받지 않고 쇼핑가인 코즈웨이베이를 돌아다니다 홍콩 주재 한국총영사관의 설득에 따라 30일 오후 4시경 격리 장소로 이동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