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성장률 전망 3%로 낮춰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5%에서 3.0%로 내렸다. 이는 △세수 목표치 달성 △추가 금리 인하 △구조개혁 목표 달성 등 현실화하기 힘든 상황을 전제로 한 전망이어서 사실상 2%대 성장을 예고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저성장 상황에서 낮은 물가 수준이 지속되는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 경고음이 본격적으로 울리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 수출 부진에 발목 잡힌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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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에서도 수출 부진이 가장 심각하다. 올해 예상 수출액은 5672억 달러로 지난해(6213억 달러)보다 8.7%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세계경제 성장이 전반적으로 둔화하는 가운데 엔화 및 유로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한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진 게 주요 원인이다. 중국의 성장세 둔화, 유로존의 경기회복 지체,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등 대외적 요인도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내수가 살아날 것이란 전망이 유일한 위안거리다. KDI는 저금리, 유가 하락, 주택시장 개선 등 요인으로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내수 부문이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소비는 저금리와 유가 하락으로 실질구매력이 개선되고 건설투자도 점차 개선된다는 것이다.
○ “뛰어가는 일본, 기어가는 한국”
문제는 이번에 하향 조정한 3.0% 성장률도 달성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KDI는 이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추가 금리 인하 △성공적인 구조개혁 △세수 목표치 달성의 3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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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뿐 아니라 국내외 경제전망기관들은 최근 연초의 장밋빛 전망을 포기하고 한국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2%대 후반에서 3% 초반으로 조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때 기존 성장률 전망치(3.8%)를 대폭 하향 조정하는 한편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준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한국 경제의 역동성이 저하된 상태인 만큼 이를 제고하기 위한 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부 내에서는 한국만 뒤처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대로 가다가는 뛰어가는 일본, 기어가는 한국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세종=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