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30대男 투신… “힘들다” 유서, 집에는 부모-누나-조카 목졸린 흔적
부산에서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업 실패와 생활고, 빚에 쪼들리다 벼랑 끝에 몰리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13일 오전 7시경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 4층 덱 위에 송모 씨(38)가 추락해 숨져 있는 것을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이 발견해 신고했다. 송 씨의 집 안에는 송 씨의 아버지(67)와 어머니(64), 누나(41), 조카(8) 등 4명이 거실에 깔린 이불 위에 나란히 누워 숨져 있었다. 4명 모두에게서 목이 졸린 흔적이 발견됐다. 주방과 거실에는 빈 소주병이 여럿 있었다.
송 씨는 친구 등에게 “마지막까지 버텼지만 너무 힘들다. 미안하다”는 취지의 유서 6장을 남겼다. 경찰은 송 씨를 제외한 가족 4명이 12일 새벽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송 씨 아버지도 “자식을 잘못 키워 참으로 힘든 나날을 보냈다”며 자신의 누나에게 유서를 남겼다. 경찰은 사실상 이들이 함께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 결과 숨진 송 씨 가족은 2010년부터 이 집에서 함께 살았다. 송 씨 누나의 전남편은 2012년 이혼 후 집을 떠났다. 유족들은 경찰에서 “송 씨가 매형과 고철 사업을 하다 망한 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힘들어했다”고 진술했다. 송 씨의 사업 실패 후 음악을 전공한 누나가 교습소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