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지사 검찰 출석] 어버이날 檢 불려간 모래시계 검사 카네이션 단 채 자택 나서며 미소… 취재진에 “尹씨 회유한 사실 없다” 대학후배 문무일팀장과 티타임도
홍준표 경남지사는 8일 아침 자택을 나설 때 가슴에 달고 있던 연분홍색 카네이션을 검찰 출석에 앞서 잠시 들른 변호사 사무실에서 떼고 나왔다. 채널A 화면 캡처
“어버이날인데 고생 많습니다. 검찰청으로 갑시다.” 홍 지사는 이날 오전 7시 55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를 나서며 취재진에게 활짝 웃는 얼굴로 말을 건넸다. 감색 정장 왼쪽 가슴에는 연분홍색 카네이션을 달고 있었다.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지만 어버이날을 챙길 만큼 여유가 있음을 보여주려는 듯했다.
홍 지사는 검은색 K9 승용차에 몸을 싣고 조사실이 있는 서울고등검찰청 근처 변호사 사무실로 향했다. 홍 지사는 검찰 조사에 동행할 이혁 변호사 등과 1시간 30여 분 동안 마지막 회의를 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집에서 나올 때 가슴에 달고 있던 카네이션은 뗀 상태였다.
1208호 조사실에는 홍 지사를 직접 신문할 손 부장검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특별수사팀에 파견된 손 부장검사는 대구 경신고-연세대 법대 출신으로 ‘힘센’ 피의자에게 기가 눌리지 않는 강골이다. 2006년 서울고법 부장판사 구속으로 이어졌던 법조비리 사건을 수사했고, 이듬해엔 ‘신정아 사건’ 당시 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 수사에 참여했으며 2009년엔 부녀자 10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강호순을 직접 신문하기도 했다.
손 부장검사의 안내로 홍 지사가 조사실 소파에 앉자 문무일 특별수사팀장(검사장)이 들어와 10분 정도 티타임을 가졌다. 고려대 선후배인 홍 지사와 문 검사장은 11년 전 노무현 대통령 측근 비리 특검 수사 때 ‘제보자’와 ‘수사검사’의 인연도 있다. 당시 문 검사장은 특검에 파견돼 있었고 홍 지사는 노 전 대통령 측의 은닉 자금으로 보인다는 100억 원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를 들고 특검을 찾아간 적이 있다.
문 검사장이 조사실을 나가고 오전 10시 17분부터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됐다. 손 부장검사 옆에는 평검사 1명이 보조했고, 홍 지사 왼쪽에는 수사관 1명이 앉았다. 홍 지사 뒤에는 이혁 변호사가 배석했다.
홍 지사는 낮 12시 15분까지 2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점심시간을 가졌다. 오후 1시 25분부터 재개된 조사에서 홍 지사는 묵비권을 쓰지 않고 미리 준비한 여러 소명자료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방어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