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교육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마틴 메이어, 레네 메이어 하일 지음 김효정 옮김/296쪽·1만5000원·북하우스 ‘최고의 교육은…’을 쓴 레네 메이어 씨
이 책의 공저자인 마틴 메이어 씨(오른쪽)와 딸 레네 메이어 하일 씨가 차를 마시며 대화하고 있다. 그들은 생생한 경험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핀란드와 한국의 교육 시스템을 비교했다. 저자 제공
이 책은 한국인도 핀란드인도 아닌 네덜란드 국적의 부녀가 양국의 교육 시스템을 비교한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그저 자료만 인용하는 수준이 아니라 딸이 직접 핀란드로 날아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아버지는 한국에서의 교육 경험을 살려 현장감을 높였다. 아버지는 한국의 청심국제학교에서 10년째 교사로 일하고 있으며, 딸은 한국에서 중고교를 다닌 뒤 현재 런던대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독일에 머물고 있는 딸 레네 메이어 씨와 e메일로 인터뷰를 했다.
―미디어 전공인데 이런 내용의 책을 쓴 동기가 뭔가.
―본인이 직접 겪은 한국 교육은 어땠나.
“한국어에 서툰 데다 종일 학교에서 앉아만 있어야 해서 힘들었다. 시험 스트레스와 치열한 경쟁도 만만치 않았다. 점수 때문에 자살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심각한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한국 학교에는 외국인 혹은 다문화가정 학생들에 대한 ‘왕따’도 있다. 다행히 나는 당시 좋은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 지금도 감사하고 있다.”
―핀란드 교육의 강점은 무엇인가.
“핀란드 격언에 ‘카베리아 에이 예테테(Kaveria ei j¨atet¨a)’라는 말이 있다. ‘친구를 두고 떠나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제2차 세계대전 때 핀란드 사람들이 러시아와 맞서 싸울 때 생겼다. 오늘날 핀란드 교육도 이 속담이 강조하는 공동체주의 내지 평등을 가장 중시한다. 교사들은 모든 아이들이 집에서 전혀 도움을 받지 못한다고 가정하고 학생들을 지도한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의 입장에서는 진도가 느리다고 할 수도 있다. 핀란드 사람들의 기초 학습능력이 높은 것은 이런 배경 덕분이다.”
―핀란드보다 한국 교육이 앞서는 점은 없나.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