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1호’ 변호사 류미선씨-야구선수 출신 사원 송남곤씨
서울 야구회관에서 포즈를 취한 류미선 변호사(왼쪽)와 송남곤 씨. 류 변호사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입사한 첫 번째 변호사, 송 씨는 제1호 선수 출신 사원이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KBO가 채용공고를 낸 건 2월 말이었다. 류 변호사는 한 달 전 사법연수원을 마친 상태였다. KBO는 법률 업무를 고문 변호사에게 맡기다 프로야구 산업 확대를 계기로 올해 처음 변호사를 채용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라는 점이 류 변호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연수원 시절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분야의 학회 활동을 하면서 이 분야에 매력을 느꼈다. 그는 “주변에서 소송 관련 업무를 더 배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걱정했다. 하지만 두려움보다 설렘이 더 컸다. 내 역량에 따라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송 씨는 서울 배명고 야구팀에서 외야수로 뛰다가 3학년 때 부상으로 운동을 그만뒀다. 프로 진출이냐, 대학 진학이냐를 고민하던 여름이었다. 선수로서의 꿈이 컸던 만큼 충격도 컸다. 함께 야구를 했던 친구들을 TV에서 보는 마음은 더 괴로웠다. 모 대학의 스포츠 관련 학과에 진학했지만 공부를 따라가는 것은 버거웠다. 결국 한 학기 만에 그만두고 군대를 다녀온 그는 3년간 독하게 공부를 다시 했다. 2008년 미국으로 유학을 간 그는 대학에서 회계를 전공하고 졸업 후 현지의 회계법인에서 일했다. 지난해 귀국한 그는 KBO의 채용공고를 보고 접어뒀던 야구인으로서의 꿈을 다시 꺼냈다. KBO 사무처 직원 중 대한야구협회에 등록된 선수 출신은 송 씨가 처음이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