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회복이 더딘 가운데 수출경기마저 악화되면서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5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생산 소비 투자 등 주요 지표가 모두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3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2월보다 1.5%포인트 하락한 73.6%를 나타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지속되던 2009년 5월 73.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내수와 수출의 동반 부진으로 제품의 재고는 쌓이고 출하는 안되면서 공장들이 가동을 줄인 탓이다. 실제 기계장비, 반도체 등에서 재고가 늘면서 제조업 제고는 전월대비 0.8% 증가한 반면 출하는 0.1% 감소했다. 그 결과 출하 대비 재고 비율을 의미하는 재고율은 전월보다 1.1%포인트 상승한 123.9%였다. 물건을 만들어도 그만큼 안 팔린다는 의미다.
산업현장에선 수출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걱정스런 반응이다. 올해 한국의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로 1월 -0.7%, 2월 -3.3%, 3월 -4.2%로 3개월 연속 감소 행진이다. 특히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이 줄고 있는 점이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은 “대(對)중국 수출의 70% 정도가 중간재, 자본재가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중국이 가공무역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중간재 수출이 줄면서 국내 제조업체들의 생산이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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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표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1분기(1~3월) 전체로 봤을 때 지난해 4분기(10~12월)의 부진에서 벗어나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또 2분기(4~6월) 이후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3월 산업활동 동향만 봐서는 유효수요 부족으로 인해 경기회복세가 지지부진하게 보인다”면서도 “다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및 저유가로 인한 경기회복 효과와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가 맞물리는 4월 경기지표가 어떻게 나오는지를 보면 향후 경기전망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