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호 국정원장, 국회정보위 보고
이병호 국정원장(앞줄 오른쪽)이 29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답변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3월 국정원장에 취임한 이후 정보위 전체회의에 처음으로 출석한 이 원장은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의 5월 출산설 등 북한 관련 정보를 보고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29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김정은은 핑계와 이유가 통하지 않고 무조건 관철시키는 통치 스타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이철우,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이 전했다.
○ 공개처형 통해 공포정치 강화
국정원에 따르면 1월에는 임업성 부상이 산림녹화에 불만을 토로했다는 이유로 본보기로 처형됐다. 차관급인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도 대동강변에 건설 중인 과학기술전당의 지붕 모양을 ‘돔’ 형태로 설계했는데, 김정은이 이를 ‘김일성화 꽃 모양’으로 바꾸라고 지시하자 시공이 어렵고 공사 기간도 연장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가 2월 처형됐다.
지난달에도 음란 동영상 추문에 휘말렸던 은하수관현악단 총감독 등 예술인 4명이 간첩 혐의로 처형됐다. 군 인사도 즉흥적이어서 김영철 북한 정찰총국장은 3년간 계급이 4번이나 바뀌었다.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은 다음 달 출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상대가 정확히 누군지는 모르지만 김일성대 동기생일 것이라는 추측이 있다고 한다”며 “김여정 남편의 출신 성분은 ‘아직 모른다’고 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김여정 남편이 최룡해 노동당 비서의 아들이거나 이수용 외무상의 조카라는 설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 김정은 5월 방러 가능성 높아
북한의 사이버 해킹 조직이 기존 7개에서 6개(1700명)로 줄었지만, 관련 지원 조직은 13개(4200명)에서 17개(5100명)로 늘었다. 이 의원은 “정보기술(IT) 인력이 고급 인력이며, 여기(지원 조직)에 근무하면 중국, 베트남, 라오스 등에서 일할 수 있다”며 “2000∼5000달러를 받는데 2000달러는 무조건 상납해야 한다. IT 해킹은 외화벌이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특권층 사이에서는 남한풍 서구식 소비 행태가 이뤄지고 있고, ‘쿠쿠 밥솥’이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국정원은 “북한에서 호화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전체 약 2400만 명 중 1%(24만 명)이며, 6만 명 정도가 특권층이다. 5만 달러 이상 가진 사람들”이라고 했다. 북한 부유층은 몰래 한국산을 찾을 때 ‘중국 것보다 더 좋은 것’이라는 은어를 사용하다고 한다.
한편 국군기무사령부는 이날 정보위에서 방위사업 비리의 사전 예방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본부 인원 30%를 현장 요원으로 보내겠다고 보고했다. 기무사는 자체 감찰을 강화해 경미한 비리가 1건이라도 걸리면 바로 전역 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성호 sungho@donga.com·윤완준·황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