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의 신작 ‘스테이지스’ 낸 美 팝페라 가수 조시 그로번
미성, 가창력, 훈훈한 외모를 겸비한 미국 팝페라 가수 조시 그로번은 대학 시절 안드레아 보첼리의 리허설 대역으로 그래미 시상식 무대에 선 뒤 스타의 길을 걸었다. 그는 “뮤지컬 배우가 된다면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 ‘스위니 토드’의 스위니 토드 역은 꼭 해보고 싶다”며 웃었다. 아래 사진은 그로번이 28일 낸 7집 ‘스테이지스’. 워너뮤직코리아 제공
그로번은 신작을 오즈의 마법사(‘오버 더 레인보’·QR코드), 오페라의 유령(‘올 아이 애스크 오브 유’), 노트르담 드 파리(‘대성당의 시대’) 같은 영화, 뮤지컬 명곡으로 채웠다. 앨범 대부분은 런던의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75인조 오케스트라와 녹음했다.
16일 밤 영국 런던에 머무는 그로번과 15분간 통화했다. 그로번은 미국 청춘 시트콤 주인공처럼 빠르게 말했다. 음반으로 듣던 비현실적인 미성은 그대로였다. 수화기 너머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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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라이브를 들려주는 그에게 노래 잘하는 법부터 물었다. 먼저 정확한 음정 내기. “자기 소리만 지르기보다 음향, 밴드 연주, 객석… 주위를 둘러싼 모든 것을 듣는 자세가 중요하죠. 어린 시절 성가대에서 노래한 경험이 제겐 도움 됐어요.”
레이 찰스, 마이클 잭슨도 가르친 세스 리그스가 그의 고교 시절 보컬 코치다. 리그스는 어떤 비방을 줬을까. “긴장을 풀고 제대로 호흡하는 법이죠. 위대한 가수들은 하나같이 성대에 힘이 거의 들어있지 않아요.”
그는 팝페라 보컬이지만 무대 아래선 록 드럼 연주를 즐긴다고 귀띔했다. “드럼은 열네 살 때부터 쳤어요. 운 좋게도 집에 드럼이 있어서 방과 후에 매일 두세 시간씩 쳤어요.” 주로 뭘 쳤냐고 묻자 “레퍼토리는 늘 헤비메탈”이라 답했다. “메탈리카, 디스터브드, 앤스랙스, 메가데스…. 클래식 노래를 부르며 쌓인 스트레스를 날리는 데 이만한 게 없어요. 무대에선 안 해요. 관객들이 혼란스러워할까 봐. 하하하. 한국에서 첫 콘서트를 열면 보여줄 수도 있죠!” 그는 “가능하면 올해 안에, 늦더라도 내년 초에는 첫 한국 공연을 갖고 싶다”고 했다.
그로번을 세계에 알린 건 역시 ‘유 레이즈 미 업’이다. “언어, 문화, 정치이념, 종교가 완전히 다른 그 어떤 나라에 가도 제가 무대에서 이 노래를 시작하면 모두 손을 들어올리죠. 그건 음악과 노래의 가장 놀라운 순간이에요. 정치인은 결코 할 수 없는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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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