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앞에서 장사합니다/양진석 지음/232쪽·1만4000원·소소북스 ‘홍대 앞에서…’를 쓴 양진석 사장
막걸리바 ‘무명집’ 사장 양진석 씨. 소소북스 제공
그런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 ‘홍대 앞에서 장사합니다’가 출간됐다. 책은 홍대 ‘힙스터’(Hipster·트렌드를 앞서가는 사람)를 사로잡은 사장 9명의 희로애락을 담았다. 주점, 이탈리아 레스토랑, 커피전문점, 수제버거, 빵집, 치킨집 등 종류도 다양하다. 창업을 준비하는 독자라면 창업 컨설턴트가 들려줄 수 없는 사장의 좌충우돌 경험담에 주목할 만하다.
저자는 마포구 상수동에서 막걸리바 ‘무명집’을 운영하는 사장 양진석 씨(41). 전남 순천 출신인 그는 30년간 식육식당을 운영하며 고기를 손질하느라 손에 상처가 아물 날 없었던 성실한 부모 아래서 컸다. 미대에 진학했다 중퇴하고 직장인, 대필 작가 등으로 일하다 2010년 가게를 열었다.
“홍대 앞 작은 가게 사장들 중에는 문화·예술계에서 일하다가 밥벌이가 힘들어 가게 문을 연 사람이 많다. 문득 장사도 그들이 만드는 예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사도 예술 못지않은 숭고한 가치가 있을까’란 질문을 갖고 홍대 앞 사장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자영업자의 무덤’이라는 홍대 앞에서 살아남은 사장들에게 공통점이 있나.
“일본어로 ‘곤조(根性·근성)’라는 게 있지 않나. 그게 있었다. 그들은 ‘내 방식대로 간다’ ‘돈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게 가장 중요하진 않다’란 고집이 확고했다. 자신의 취향을 가게 브랜드로 만들고, 알바생을 안 쓰고 정직원과 일하는 등 ‘나다운 장사’를 했다. 정작 조리법엔 특별한 비법이 없었다. 사장이 직접 매일 좋은 재료를 챙기는 기본만 지켰다. 근데 기본 지키기가 가장 어렵다.”
―무명집만의 ‘곤조’가 있나.
―홍대 앞에서 진짜 맛집을 고르는 비법을 알려 달라.
“사장들끼리 밥 먹어도 일단 검색은 한다. 근데 블로그는 정말 믿을 게 못 된다. 가까운 사람에게 묻는 게 가장 정확하다.”
―대필 작가로 일했는데, 장사가 글쓰기에 도움을 주나.
“손님을 택할 수 없으니 다양한 사람을 만나야 한다. 자연스럽게 사람에 대한 친화력과 관찰력이 생겼다. 그 덕분인지 사장들을 인터뷰하며 속내를 많이 끌어낼 수 있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책을 계속 쓰고 싶다.”
―예비 창업자에게 팁을 준다면….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