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아시아챔스리그 가시와전…쉴 새 없이 측면-중앙 오가며 두 골 팀 위해 부지런히 뛰며 궂은일…‘게으른 천재’ 모습 완전히 사라져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축구선수로는 환갑이 지난 나이에 더 부지런해진 이동국은 K리그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168골을 기록 중인 이동국이 골을 터뜨릴 때마다 K리그 통산 최다 골 기록은 바뀌고 있다. 이동국과 함께 여전히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K리그 통산 득점 10위 내 선수는 중국 베이징 궈안의 데얀(전 서울·141골)뿐이다. 올 시즌 K리그에서는 시즌 전 허벅지 부상 후유증으로 6경기 1골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경기력을 회복한 상태여서 곧 지난해와 같이 득점포를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이동국은 31경기에서 13골을 터뜨려 경기당 0.42골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득점 감각을 회복하면 올 시즌이 끝났을 때 이동국의 통산 골은 180골을 넘어서게 된다.
현역 시절부터 이동국과 가까웠던 김상식 전북 코치는 “오버헤드킥 골을 보고 경기가 끝난 후 우스개 삼아 ‘너 무슨 슈팅인데?’라고 동국이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랬더니 동국이가 ‘나도 어떻게 골을 넣었는지 모르겠다’는 답을 보내왔다”며 “동국이가 얼마나 부지런하게, 헌신적으로 경기에 집중했었는지를 문자만 보고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예전에는 동국이가 자기 위주의 플레이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팀 전술상 페널티박스에서 나오지 말라는 감독의 주문을 받은 적이 더 많다. 그러다 보니 게으르다는 오해를 받게 됐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전북의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면서 동국이의 활동량이 늘어났다. 또 팀을 위해 희생해야 자신도 돋보인다는 생각을 하면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지런해진 이동국의 국가대표 합류도 긍정적이다.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은 3월 우즈베키스탄과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아직 이동국이 준비가 안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같은 말을 할 수 없게 됐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