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스포츠동아DB
광고 로드중
고졸 2년차…3할 타율에 선발 유격수 꿰차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넥센은 앞으로 한동안 유격수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 강정호(28·피츠버그)라는 국내 최고의 거포 유격수가 든든히 버텨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강정호의 실력은 한국무대가 좁을 만큼 일취월장했고, 결국 넥센은 그를 더 큰 세상으로 내보내주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올해부터 넥센은 강정호 없는 내야를 꾸리게 됐다.
고졸 2년차 내야수 김하성(20·사진)은 염경엽 감독이 준비한 ‘포스트 강정호’ 카드 중 하나였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신인 가운데 유일하게 포함시켰고, 시즌 도중에도 1군과 동행시키며 직접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 했다. 그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김하성은 올 시즌 개막 후 어느새 선발 유격수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안정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찾으니, 타격 성적도 좋아졌다. 22일 목동 두산전에서 시즌 3·4호 홈런을 연이어 쏘아 올리며 타율을 0.338까지 끌어올렸다.
광고 로드중
물론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이제 고졸 2년차 선수인 김하성에게 강정호급의 활약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그래도 김하성의 성장속도는 눈에 띄게 빠르다. 현재보다 미래를 더 기대하게 할 만하다. 넥센 홍원기 수비코치는 “작년에 풀타임을 뛴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유격수 자리는 듬직하고 안정적인 면이 가장 필요하다는 얘기를 지난해부터 해줬다”며 “공 잘못 잡고 잘못 던지는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다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주문을 계속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아직은 어린 선수라 타격이 잘 안 됐을 때 수비까지 조금 영향을 받는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을 잘 다독이려고 한다”며 “하루가 다르게 조금씩 기술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여유를 찾는 게 눈에 보여서 기쁘다”고 흐뭇해했다.
목동|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