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成회장 비밀장부 집중 추적… 자살 전날 들른 리베라호텔도 수색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정·관계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21일 성 회장과 장남 승훈 씨(34)의 서울 강남구 자택, 최측근인 박준호 전 경남기업 상무(49)의 경기 고양시 자택 등 13곳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다. 경남기업 수사 착수 이후 세 번째 압수수색이다. 이날 압수수색은 성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뒷받침하는 ‘비밀 장부’ 같은 제3의 증거자료를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특히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리베라호텔에서도 자살 전날(8일) 오후 6시 이후 7시간 분량의 폐쇄회로(CC)TV 자료와 호텔 내 카페 및 레스토랑 예약 장부 등을 압수했다. 성 회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날인 8일 오후 11시경 이곳에 잠시 들러 누군가를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 회장의 자택에서 300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성 회장이 자살 직전 언론 인터뷰에서 “2007년 대통령후보 경선 당시 허태열 전 대통령비서실장에게 7억 원을 건넸다”라고 지목한 곳이다.
검찰은 장남 승훈 씨의 자택과 승용차를 압수수색하면서 승훈 씨에게서 성 회장의 유서도 임의제출 형식으로 넘겨받았다. 유족이 공개하지 않은 부분 중 정치권 금품 제공 단서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승훈 씨는 자신의 집에서 이뤄진 검찰의 방문 조사에서 “비밀 장부 등은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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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검찰은 이날 성 회장의 최측근인 박 전 상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성 회장의 정·관계 금품 로비와 관련해 알고 있는 사실이 있는지, 성 회장이 별도로 맡겨 놓은 증거자료가 있는지 집중 조사했다. 이날 박 전 상무는 변호사 선임 등을 이유로 당초 예정 시간을 2시간여 넘겨 낮 12시 반경 검찰에 출석했다. 박 전 상무는 “비밀 장부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건희 becom@donga.com·정윤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