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학과제 폐지안 놓고 갈등 재단 이사장-두산중공업 회장 대한체육회 명예회장직도 내놔
박 이사장은 이날 오후 ‘입장 자료’를 통해 “대학 당국과 함께 중앙대 발전을 위해 학사구조 선진화 방안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이 과정에서 논란과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이 전격 퇴진을 선언하면서 2008년 두산그룹에 인수된 이후 중앙대에서 진행된 대학 구조개혁 실험이 표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이사장은 2008년 6월 취임식 때부터 “‘중앙대’라는 이름만 빼고 모든 것을 바꿔 나가자”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그는 취임 2개월 만에 총장 직선제 폐지, 교수 성과급 연봉제 도입을 발표했고 2013년 비교민속학과 등 4개 비인기 학과를 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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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대학 미디어센터장인 A 씨가 지난달 15일 박 이사장 등에게 ‘중대신문에 실릴 예정이었던 B 교수의 기고문을 빼고 구조개혁 관련 기획기사를 다음 호로 미루게 했다’는 내용을 e메일로 보고한 사실도 본보 취재 결과 확인됐다. 해당 기고문과 기사는 중앙대 구조개혁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 이사장은 “총장이 발행인인 중대신문의 기본 논조는 학교를 대변해야 한다”며 “원칙에 반하는 편집 방향으로 1회라도 발행하면 그날로 중대신문은 폐간하는 날”이라는 내용의 e메일을 재단 임원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A 센터장은 “편집인으로서 글의 균형성, 비난 정도를 문제 삼은 것일 뿐 구조개혁에 비판적이라고 글을 뺀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박 이사장의 사퇴 발표 뒤 이용구 중앙대 총장은 학내 커뮤니티 중앙인(人)에 “저도 총장으로서 학교가 한시라도 빨리 정상화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며 정리가 되는 대로 이 모든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글을 올렸다. 중앙대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이사장 사퇴에 따른 후속 조치를 논의할 계획이다. 교수비대위는 22일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강홍구 windup@donga.com·최혜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