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초반 17P↓… 3P↑ 마감 24일 유로그룹회의 1차 분수령… “세계 각국 유동성 확대 정책 지속 국내 금융시장 큰 타격 없을듯”
2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21포인트(0.15%) 상승한 2,146.71로 마감했다. 장 초반 2,126.55로 16.95포인트(0.79%)까지 떨어졌지만 외국인이 집중 매수하면서 지수가 보합선을 유지한 것이다.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1.63%,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는 2.02% 떨어졌다.
아시아 금융시장이 흔들린 건 그리스발 악재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그리스의 채무상환 연기 요청을 거부했다고 밝히면서 17일(현지 시간)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가 각각 1% 넘게 떨어졌고 유로스톡스50지수는 2%가량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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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실무협상이 결렬돼 유로그룹이 그리스에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그리스는 디폴트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달 말 공공연금 및 공공서비스 임금 지급에 24억 유로가 필요한 데다 5∼7월 IMF에 상환해야 하는 부채만 30억 유로가 넘는다.
그리스가 실제 디폴트 상태에 들어가면 글로벌 금융시장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져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에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할 수 있다.
중국발 악재도 이날 아시아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데 한몫했다. 중국 정부는 17일 장 마감 이후 증시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신용거래 규제를 강화하고 공매도를 확대하는 방안 등을 발표했다. 이 때문에 당일 중국 주가지수 선물이 6% 가까이 떨어지면서 글로벌 증시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해외발 악재가 한국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작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이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는 등 미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이 유동성 확대 정책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돈의 힘’이 여전히 강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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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과열된 증시를 조정함으로써 중장기적으로는 아시아 시장의 질을 제고할 수 있게 됐다”며 “한국 입장에서는 그동안 중국의 강세장에 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상황을 만회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