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가 뒤편에 만든 ‘세계모란공원’, 친환경 생태문학공원으로 확대 항일 시인 기리는 문학제 열어 ‘남도답사 1번지’ 브랜드 가치 높여
곡우인 20일 전남 강진군 강진읍 영랑 김윤식 선생 생가 화단에 모란이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5월 1일부터 이틀간 영랑문학제가 펼쳐진다. 강진군 제공
강진군이 ‘영랑’과 ‘모란’이라는 문화자산을 활용해 ‘남도답사 1번지’의 브랜드 가치를 드높이고 있다. 생가 뒤편에 세계모란공원을 만들고 시를 모티브로 문화상품을 개발하는 등 영랑의 문학적 심상(心想)을 기리는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 생가 뒤편에 세계모란공원 조성
강진군은 세계모란공원을 세계 각국의 모란꽃을 사계절 볼 수 있는 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군은 지난해 6000m²에 모란과 작약 3000여 그루를 심었다. 올해는 영랑생가 주변 문학공간과 연계해 친환경 생태문학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16억 원을 들여 사계절 모란을 감상할 수 있는 유리온실과 세계 각국 모란의 자태를 느낄 수 있는 세계모란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명품 모란을 심을 예정이다. 영랑 추모원과 공원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정자도 건립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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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랑은 1919년 3·1운동 때 강진의 독립운동을 주도하다 일경에 체포돼 6개월의 옥고를 치렀다. 창씨개명과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살아생전 단 한 줄의 친일 문장도 남기지 않았다.
6·25전쟁 때 서울 자택에서 타계한 영랑의 유해는 남산 기슭에 가매장됐다가 1954년 서울 망우리 공동묘지로 옮겨졌다. 이후 1990년 경기 용인 천주교 공원묘원에 부인과 합장됐다.
○‘항일 시인’ 영랑을 기리는 문학제
영랑생가 옆에는 2012년 문을 연 시문학파기념관이 있다. 강진군이 1930년대 활약했던 시문학파들의 활동 상황을 보여주기 위해 개관했다. 영랑을 비롯해 박용철 정지용 정인보 등 시문학파 동인 9명의 유품과 친필 저서 사진으로 꾸몄다. 참신한 기획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개관 3년 만에 지역 문학관의 한계를 극복하고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시문학파기념관은 지난해부터 ‘영랑 시인 감성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강진지역 초등학생들의 시심(詩心)을 일깨워주는 감성학교는 강진교육청 초등학교 정규 교육과정으로 채택돼 지난해 1만 명이 다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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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이 절정에 이르는 5월 1일부터 이틀간 제12회 영랑문학제가 열린다. 영랑생가 마당에서 오페라와 트럼펫이 어우러지는 영랑시문학의 밤 공연이 펼쳐지고 전국 영랑백일장대회, 모란꽃 그림전시회가 열린다. 강진원 군수는 “영랑 선생의 숭고한 항일 정신과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모란꽃이 흐드러지게 필 때 오감(五感)을 자극하는 문학제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