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섭단체 與 대표연설
새정치聯 “명연설” 이례적 극찬 8일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취임 후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왼쪽 사진). 이날 보수의 새로운 가치를 주장한 그의 연설을 두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이례적으로 “여당의 놀라운 변화다” “명연설이다”라고 극찬했다. 오른쪽 사진은 유 대표의 연설 도중 박수를 치는 새정치연합 의원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 데뷔 무대에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자신의 독특한 ‘보수색’을 과감하게 드러냈다. 그는 15년 전 정치 입문 당시에도 영국의 대표적 보수주의 정치인 에드먼드 버크를 거론하며 “꿈꾸는 보수를 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세월호 사고 실종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연설을 시작했다. “가능하다면 세월호는 온전하게 인양해 가족들의 한을 풀어드려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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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세금과 복지 문제를 논의할 여야 합의기구 설치를 추진하겠다”며 ‘증세 논의’ 공론화를 선언했다. 그는 “가진 자가 더 많이 내고 법인세도 성역이 될 수 없고, 소득과 자산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는 원칙을 고려해 합의해야 한다”고 했다.
새누리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재벌과 대기업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재벌·대기업은 지난날 정부의 특혜와 국민의 희생으로 오늘의 성장을 이뤘다. 천민자본주의 단계를 벗어나 비정규직과 청년실업의 아픔을 알고 2차, 3차 하도급업체의 아픔을 알고 이런 문제의 해결에 자발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반면 국가 안보에 있어서는 ‘정통 보수’의 지킴이를 자처했다. 그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를 반대하는 야당은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어떤 대안을 갖고 있는 것이냐”고 압박했다.
이날 그의 발언은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라는 기조가 선명했다는 평가가 많다. 경제적 진보 노선을 분명히 함으로써 내년 총선, 내후년 대선까지 내다보고 중원(中原) 공략의 포지셔닝을 드러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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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수 기자 soo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