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민청학련 사건과 오적(五賊) 필화 사건으로 6년 4개월 간 복역한 김지하 시인(74)과 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15억의 배상금을 인정받았다.
서울고법 민사2부(부장판사 김대웅)는 8일 김 씨와 부인, 장남이 국가를 상대로 낸 총 35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항소심에서 “국가와 김 씨 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며 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1심에서 인정한 배상액은 김 씨 11억2115만 원, 부인 2억8000만 원, 아들 1억 원이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 씨는 결혼한 지 1년 남짓한 부인, 갓 출생한 아들과 생이별을 한 뒤 24시간 불이 켜진 독방에서 2년간 감시받는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 이로 인해 환청·환각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인정했다. 김 씨의 부인과 아들에게는 각각 남편과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성장환경을 고려해 위자료를 산정했다. 하지만 김 씨 측이 주장해온 오적 필화 사건에 대한 국가의 불법행위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광고 로드중
김 씨의 변호인은 “재판부가 국가의 항소를 과감히 기각함으로써 1심 판결에 있는 배상금 이자 계산 시기가 유지됐다”며 “먼저 상고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국가가 상고하지 않거나 상고가 기각되면 지난해 9월 1심 판결 이후 연 20%의 이자가 붙기 때문에 김 씨가 받게 될 이자만도 수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