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박람회 ‘바젤월드 2015’에 가다
지난달 19일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시계박람회인 ‘바젤월드 2015’ 행사장 전경. 녹음과 트램이 어우러진 고요한 바젤 도심 속에서 각국의 시계 산업 종사자들이 시계 트렌드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위블로 제공
1층 오른쪽에 닛산 자동차를 세워둔 ‘태그호이어’ 부스가, 왼쪽엔 해파리가 가득 헤엄치고 있는 대형 수족관을 설치한 ‘브라이틀링’ 부스가 있었다. 개막날인 19일부터 장 클로드 비베르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 회장은 태그호이어 부스에 나타나 깜짝 발표를 했다. “구글, 인텔과 손잡고 스마트 시계를 선보이겠습니다.” 업계 사람들은 “과연 비베르답다”는 반응이었다. LVMH 계열의 또 다른 시계 브랜드인 위블로를 ‘부자들의 세컨드 워치’로 확실하게 포지셔닝시켰던 그는 본능적으로 시대 흐름을 간파하는 것 같다. 그는 “일단 달리는 기차(스마트 시계 트렌드)에 올라타야 아니다 싶을 때 내릴 수 있다”고 했다.
시계 전시회에 생명체가 필요하다는 브라이틀링의 발상도 재밌다. 예년처럼 물고기가 아닌 해파리를 집어넣은 건 시계의 변화상을 표현한 것이리라. 브라이틀링의 테오도르 슈나이더 회장은 바젤월드 기간 내내 밤마다 ‘브라이틀링 파티’를 여는데, 나는 운 좋게도 그와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아시아의 먹자골목(1부), 서구의 위스키바(2부)로 분위기가 바뀌는 동안 그는 업계 사람들과 어울리며 파티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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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블로 ‘빅뱅 유니코 오트 조아이에’
올해 바젤월드에서는 눈에 띄는 여성 시계 신제품이 많았다. ‘해리 윈스턴’은 실제 나비의 날개에서 추출한 파우더를 주재료로 나비의 날개가 주는 오묘한 녹색을 다이얼에 담아낸 프리미어 프레셔스 버터플라이 오토매틱 36mm를 선보였다. 태그호이어는 새로운 브랜드 홍보대사인 카라 델레바인의 파격적이면서도 우아한 아름다움을 담은 카레라 카라 델레바인 스페셜 에디션을 내놨다.
파란색은 올해의 히트 색상이었다. ‘브라이틀링’은 전문 다이버의 시계답게 깊은 바다를 연상시켰다. 푸른 다이얼과 푸른 고무로 몰딩 처리한 베젤의 슈퍼오션Ⅱ 44, 슈퍼오션Ⅱ 42를 소개했다. ‘위블로’는 초창기 디자인을 오마주한 클래식 퓨전라인에 파란색을 적용한 클래식 퓨전 블루를 공개했다.
올해 150주년을 맞은 ‘제니스’는 엘리트 칼리버 6150을 출시했다. 3.92mm 두께로 그 본연의 매끄럽고 슬림한 사이즈를 유지하면서 새롭게 디자인된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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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호이어’는 기능뿐 아니라 디자인 면에서도 한층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무브먼트 ‘호이어 01’을 탑재한 카레라 칼리버 호이어 01(CARRERA Calibre Heuer 01)로 높은 ‘가성비’를 자랑했다. 또 ‘브라이틀링’은 브랜드 최초의 콘셉트 시계인 ‘B55 커넥티드’를 선보였는데, 아날로그 시계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스마트폰과 연동해 편리함과 효율성을 증대시킨 다양한 기능을 담아냈다.
바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