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붕괴 뒤 폐허… 가축시장으로 한쪽 구석은 악취나는 쓰레기 가득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가 42년간 철권통치를 휘두른 곳인 리비아의 옛 국가원수 궁전이 쓰레기장과 동물 등을 파는 야외 시장으로 변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6일 리비아 제2의 도시인 동부 벵가지의 옛 궁전 모습을 이같이 보도했다. 카다피는 2011년 10월 20일 시민혁명으로 죽음을 맞기 전까지 이곳에 머물렀다. 그렇지만 카다피가 사라진 지 불과 3년 반 만에 ‘권력의 상징’이 ‘권력의 허망함을 보여 주는 곳’으로 바뀌었다.
벵가지의 옛 궁전 터는 시내 중심부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다. 카다피 정권 붕괴 뒤 생활난에 쪼들리던 주민들은 이곳에 하나둘 모여 좌판을 깔고 의류와 식품, 동물 등을 팔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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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카다피 관저도 비슷한 처지다. 한때 카다피의 강력함을 상징하던 시내 중심부 밥 알 아지지야 요새는 지금 잡초만 무성한 폐허로 변했다. 이곳을 장악한 반군은 불도저를 동원해 내전으로 앙상한 골조만 남았던 요새를 완전히 허물어 버렸다. 카다피가 살던 관저도 파란색 바닥 타일만 흙 속에서 간간이 모습을 드러내는 공터가 됐다. 폐허 곳곳엔 내전으로 집을 잃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살고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