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수상구조함인 통영함 납품 비리를 수사해온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기뢰탐지함인 소해함 사업 납품 비리 의혹 규명으로 수사의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통영함에 부실 음파탐지기를 납품한 H사가 소해함의 핵심 부품 납품도 맡았다는 점에서 유사한 비리 구조가 또 한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소해함은 물속의 기뢰를 탐지해 제거하거나 폭발시켜 아군 함정을 보호해야 하므로 음파탐지기와 소해 장비는 핵심 장비다.
2일 방산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합수단은 최근 소해함 납품 비리 의혹과 관련해 납품업체 H사 강모 대표(45·구속 기소)를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영함에 선체고정음파탐지기(HMS)를 납품했던 강 대표는 통영함 소해함 납품 과정 등에서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강 씨는 재판과 소해함 관련 수사로 법원과 검찰청을 거듭 오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에도 소해함의 가변심도음파탐지기(VDS) 납품 비리를 일부 수사한 적이 있다. 당시 검찰 수사에서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 상륙함사업팀 최모 전 중령(47·구속 기소)이 강 씨의 요청으로 구매계약서 제안요청서상 성능 조건을 임의로 삭제 변경한 뒤 당시 사업관리본부장 직무대리였던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58·구속)에게 이를 보고했고 제안요청서는 그대로 확정된 사실이 밝혀졌다.
합수단은 방사청 자체 감사에서 드러난 장비 부실의 구조적 원인 등을 전반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감사 결과 HMS는 작전 요구 성능을 충족하지 못했고 기뢰를 제거하는 소해장비의 시험성적서도 제대로 된 게 아니라서 성능 확인조차 불가능했다. 또 다른 장비 2종도 사업 담당자가 제품을 납품받기 전에 시험성적서를 제출받아 성능 확인 절차도 없이 장비를 인수해 ‘제2의’ 통영함 신세가 됐다. 8월 해군이 인수하려던 일정에도 차질이 생겨 소해함 인도가 예정보다 3년가량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