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메디치 정신을 찾아서]
CJ문화재단 ‘튠업’이 발굴한 ‘괴물’ 록 밴드, 아시안 체어샷. “신중현이 라디오헤드의 음향을 결합한 블랙 새버스와 합주하는 것 같다”(‘스매싱 펌프킨스’의 기타리스트 제프 슈로더)는 찬사를 들었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음악박람회 ‘SXSW’에 참가한 이들을 현지에서 만났다. 왼쪽부터 박계완(드럼), 황영원(보컬, 베이스기타), 손희남(기타). 오스틴=임희윤 기자 imi@donga.com
3인조 록 밴드 ‘아시안 체어샷’(박계완 손희남 황영원)의 ‘해야’는 체어샷처럼 고막을 내리친다. ‘해야, 해야/눈부신 해야/내 가슴속에 타올랐던 해야/드넓은 들판에 홀로 서서/난 어디로 가야 한단 말이오.’ 한국적인 선율, 날 세운 전기기타, 천둥 같은 베이스기타와 드럼이 소리 벌판 위에 휘몰아친다. 이 곡은 올 2월 제11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록 노래’를 수상했다.
아시안 체어샷이란 팀명은 동양적인 록으로 해외 음악계 뒤통수를 치며 전진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아시안 체어샷은 다음 달 낼 신작을 지난달 1∼10일 미국 시카고의 유명 스튜디오 ‘일렉트리컬 오디오’에서 녹음했다. 미국 밴드 스매싱 펌프킨스의 엔지니어들이 참여했다. 세계 최대 음악박람회인 SXSW(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뮤직 페스티벌에 참가한 이들을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지난달 18일(현지 시간) 만났다. 네 개의 신곡 얘기는 주문해 둔 특급요리처럼 침샘을 자극했다.
뮤지컬, 연극 분야 신인 창작자를 지원하는 CJ문화재단 ‘크리에이티브마인즈’의 대표적 성공 사례인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의 한 장면. 서울 뮤지컬페스티벌 예그린 앙코르최우수상을 수상하고 흥행에도 성공해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인정받았다. CJ문화재단 제공
“아무것도 없던 저희에게 튠업은 도움이 많이 됐어요. (청소년 음악활동 지원 프로그램인) ‘튠업우르르음악여행’을 하면서 좋은 에너지도 많이 받았죠.”(손희남)
튠업 동기는 최근 TV 프로그램 ‘K팝스타 시즌4’에 출연해 화제가 된 이진아다. 지난해 KBS국악대상(단체상)을 받은 ‘고래야’(6기), KBS 2TV ‘탑밴드 2’에서 인기를 끈 ‘해리빅버튼’(8기),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을 수상한 ‘로큰롤라디오’(11기), 대중적 감성을 겸비한 싱어송라이터 빌리어코스티(13기)…. 정원영 김창완 송홍섭 DJ 소울스케이프 한경록(크라잉넛) 루시드폴 조원선 하림 같은 프로 음악인이 결선 심사를 해온 튠업의 안목은 빠르고 다르다. 지난해 말에는 재즈 피아니스트 남메아리(15기)가 선정됐다.
CJ그룹 CSV경영실 민희경 부사장은 “젊은 창작예술인을 지원해 문화콘텐츠 기반을 다지고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창작 콘텐츠가 한류로 이어지도록 하는 게 문화재단 설립 초기부터 최고경영자의 뜻”이라며 “재능은 있지만 길을 모르는 신인을 발굴해 마음껏 기량을 펼칠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 기업이 해야 할 가장 큰 투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틴=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