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2만8000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여기엔 한국경제의 성장세 못지않게 지난해 원화강세로 인한 ‘환율 효과’가 큰 몫을 했다. 또 올해는 저성장과 저물가, 환율 상승이 겹치면서 국민소득 3만 달러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만8180달러로 전년(2만6179달러)보다 2001달러(7.6%) 증가했다. 1인당 GNI는 2006년에 처음 2만 달러를 돌파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2009년 1만8303달러로 후퇴했지만 2010년 2만 달러 고지를 회복한 뒤 매년 증가해 왔다.
지난해 국민소득이 크게 증가한 것에는 무엇보다 환율의 도움이 컸다. 지난해 1인당 GNI는 원화 기준으로는 2968만 원으로 2013년보다 3.5% 늘어나는데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3.8% 떨어지면서(원화가치 상승) 달러 환산액은 크게 늘어났다.
한편 지난해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3%로 집계됐다. 분기별로는 지난해 4분기(10~12월) 성장률이 전(前) 분기 대비 0.3%로 1월에 발표된 속보치(0.4%)보다 더 낮아졌다. 지난해 명목 GDP는 1485조1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3.9% 늘었다.
전문가들은 경제 성장세가 이처럼 기대에 못 미치고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원화가치마저 떨어지는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 전개된다면 올해 국민소득 3만 달러 돌파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경기회복세가 전반적으로 올해 초에 봤던 것보다 더 안 좋은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국민소득 3만 달러는 내년에나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