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계산과학센터장
안경을 낀 채 뜨거운 라면을 먹다보면 렌즈에 김이 서려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스마트폰 화면에 지문이 묻는 게 싫어서 지문방지필름을 붙이면 선명함이 떨어진다.
문명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계산과학센터장은 유리 표면에 지름 10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돌기를 촘촘히 깔아 김이 끼지 않으면서도 물이 묻지 않고, 동시에 선명한 유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유리 표면에 1μm(마이크로미터) 두께로 이산화실리콘을 코팅한 뒤 고온의 플라스마로 깎아냈다. 동시에 나노 돌기의 ‘틀’ 역할을 할 나노 금속입자를 유리 표면에 뿌렸다. 금속입자가 들러붙은 표면은 상대적으로 플라스마에 덜 깎여 나갔고, 금속입자가 있던 자리를 따라 나노 돌기가 만들어졌다.
문 센터장은 “휘어진 유리에도 나노 돌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라며 “안경이나 자동차 백미러, 후방카메라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 20일자에 게재됐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기자 ido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