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불균형·근육량부족·뼈손상… 다양한 멍의 원인과 치료법
《 경기 성남 분당구에 사는 미술학원 강사 김모 씨(28)는 겨울 동안 헬스클럽을 꾸준히 다니며 달리기와 근육 운동을 했다. 건강해 보이는 몸을 만든 김 씨에게 봄과 여름은 적극적으로 ‘몸매 자랑’을 할 수 있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씨에게는 고민이 있다. 바로 ‘멍’이 잘 생기는 체질이라는 사실. 김 씨는 “병은 아니지만 살짝 부딪쳐도 멍이 잘 드는 편이라 봄이나 여름에도 짧은 옷을 잘 입지 못해 아쉬웠던 적이 많다”며 “멍이 안 생기도록 늘 조심하는 편”이라고 말했다.야외 운동과 활동이 활발해지는 봄과 여름은 노출의 계절이다. 하지만 김 씨처럼 멍이 잘 생기는 이들에게는 고민이 깊어지는 계절이기도 하다. 멍이 생기는 이유와 예방 방법 그리고 치료법에 대해서 알아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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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2주 정도 시간이 흐르면 대부분의 경우는 터진 혈관이 복구된다. 이 과정에서 피부 색깔과 혈액 흐름도 정상으로 돌아온다. 전문가들은 멍이 처음 생긴 지 5∼10일 지나면 색깔이 보라색에서 갈색으로 변하고 통증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영양이 불균형하거나 근육량이 적으면 멍이 잘 드는 건 물론이고 없어지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 선천적으로 모세혈관이 약하거나, 피부의 콜라겐 층이 얇아서 멍이 더 크게 생기고 오래가는 경우도 있다.
이에 따라 일반적으로 남성보다는 피부가 얇은 여성에게, 혈관벽이 상대적으로 얇고 튼튼하지 못한 어린이와 노인에게서 멍이 더 자주 생긴다. 흔하진 않지만 근육과 뼈에 이상이 생겨 멍이 드는 경우도 있다. 다친 부위가 잘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아프거나 심하게 부어 오른다면 근육이나 뼈의 손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
또 간이나 혈소판 기능이 약해졌을 때도 멍이 자주 생길 수 있다. 혈소판에 문제가 생기면 응고에 문제가 생겨 적혈구가 자꾸 혈관 밖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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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요법보다 소염제 치료가 효과적
멍을 없애는 방법으로는 크게 ‘민간 요법’과 ‘소염제 치료’가 있다.
먼저 민간 요법으로는 △얼음 찜질 △계란 마사지 △쇠고기 붙이기 등이 있다. 얼음 찜질의 경우 멍을 없애는 효과는 거의 없다. 대신 손상된 혈관을 수축시키고, 멍이 퍼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계란과 쇠고기를 이용한 마사지의 경우 멍을 없애는 효과는 있다. 그러나 세균 감염의 위험이 있어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따라 가장 일반적인 멍 치료법으로는 이른바 ‘멍 크림’ 또는 ‘멍 연고’로 불리는 소염제를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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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이 들었을 때 먹으면 좋은 음식도 있다.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비타민C와 비타민K가 풍부한 음식들이다. 비타민C가 많이 포함돼 있는 음식으로는 피망, 파프리카, 양파, 녹차 등이 꼽힌다. 또 비타민K가 많은 음식은 시금치, 배추, 브로콜리 같은 녹황색 채소다.
오 교수는 “멍이 들었을 땐 비타민C와 비타민K가 풍부한 채소를 많이 먹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멍 치료제 시장
의료계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멍 치료제 시장은 지속적으로 커지는 추세다. 가장 큰 이유로는 국내 성형수술 시장의 성장이 꼽힌다. 성형수술 뒤 가장 많이 발생하는 현상 중 하나가 멍이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연평균 12% 정도씩 증가하고 있는 ‘고관절 수술 환자’ 비율도 멍 치료제 시장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멍 치료제인 ‘벤트플라겔’을 생산하는 태극제약 관계자는 “계란 등을 이용한 민간요법으로 멍을 치료하는 사람 수가 줄고, 성형수술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멍 치료제 시장의 성장도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