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윤 교수팀 스마트섬유 개발
장갑을 끼고 엄지와 검지를 붙이자 공중에 떠 있던 무인기(드론)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번엔 검지 대신 약지와 엄지를 맞닿게 하자 드론이 반대 방향으로 날아갔다. 딱딱하고 무거운 컨트롤러 없이 장갑(사진)을 낀 채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만으로 드론을 자유자재로 조종한 것이다.
장갑의 비밀은 전기가 흐르면서도 일반 섬유만큼 부드러워 착용했을 때 불편함이 거의 없는 ‘스마트 섬유’다. 이태윤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팀은 은나노 입자와 부드러운 고분자물질을 섞어 기존 구리전선만큼 전기가 잘 통하면서도 유연한 스마트 섬유를 개발해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 18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광고 로드중
드론을 조종한 장갑의 손가락 끝에는 스마트 섬유 2가닥을 X자 형태로 엮어 압력센서 역할을 하도록 했다. 이 압력센서는 쌀 한 톨 무게 정도인 8mg(밀리그램)이 누르는 작은 압력까지 감지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 섬유로 만든 압력센서는 성인 한 명의 몸무게를 느끼는 수준이었다”면서 “세계에서 가장 민감한 섬유 기반 압력센서를 개발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