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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firm&Biz]법률무한경쟁시대, ‘입법지원팀’ 통해 ‘게임의 룰’ 선도한다

입력 | 2015-02-27 03:00:00

이원일 법무법인 ‘바른’ 대표 변호사
판사 검사 출신 대거포진… 대법원 파기비율 압도적 우위




16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바른빌딩에서 만난 이원일 법무법인 바른 대표변호사는 “신설된 입법지원팀과 전통적인 강점인 송무를 조화시켜 의뢰인의 눈높이에 맞춰 나가겠다”며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변호사 업계는 지금 유례없는 초(超)경쟁 환경에 놓여있지만 축적된 역량을 입법지원 등 전문분야에 집중한다면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법무법인 ‘바른’의 경영 대표 변호사로 취임한 이원일 대표(56·사법연수원 14기)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포부를 밝혔다. 이 대표는 2009년 서울고법 부장판사에서 퇴직한 뒤 국민권익위원회 비상임위원과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등으로 활동해 왔다. 이 대표는 급증하는 신규 변호사들과 내년으로 닥친 법률시장 완전 개방을 앞두고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은 업계의 분위기를 전하면서도 위기 극복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입법지원팀이 ‘판’을 바꾼다


바른의 전통적인 강점은 송무(訟務)다. 최근 4년간 바른이 수임한 대법원 상고심 725건 중 파기 사건은 94건(13%)이다. 대법원 전체 사건 중 파기 비율이 평균 5%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이 대표는 “오랜 기간 실무를 경험한 판사 검사 출신 변호사들이 대거 포진한 덕”이라고 자평했다.

여기에 이 대표가 올해 새로 내세우는 분야가 입법지원이다. 이 대표는 그간 바른 내에서 개별적으로 수행해온 관련 업무를 모아 올해 ‘입법지원팀’을 출범시켰다. 입법지원은 의뢰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정부의 유권해석을 받아 내고, 더 나아가 불합리한 법령의 개정과 폐지를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에는 로펌들이 민사 형사 사건을 자문하거나 수임하는 수동적인 역할에 그쳤다면 관련 법령의 개정을 이끌어 ‘판’ 자체를 바꾸는 입법지원은 보다 능동적이고 역동적인 새로운 분야다. 입법 과정에서 위헌 시비를 차단하고 잠재적 분쟁 요소를 걸러내는 것은 법률 전문가 집단인 로펌이 가장 잘하는 분야라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바른의 입법지원팀에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 20여 명이 전면 배치됐다.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끝으로 바른에서 활동해온 박철 변호사(57·14기)가 팀장을 맡았고, 대검찰청 차장 출신인 문성우(58·11기), 서울동부지검장을 지낸 한명관(55·15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인 정인진(61·7기) 김치중(59·10기) 변호사 등이 입법지원팀에 포진해 있다. 당장 입법 업무에 투입돼도 손색이 없는 진용이다.

이 대표는 정부의 정책을 면밀히 읽은 덕에 이렇게 과감한 결정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법제처는 2011년부터 정부의 입법안과 관련해 외국 입법례 등을 로펌에 자문해 위헌 소지를 줄이고 법안의 완성도를 높이는 ‘사전 법적 지원제도’를 시행해왔다. 이 대표는 “입법지원팀은 정책 흐름에 발맞춰 관련 법안 개정 지원뿐 아니라 의뢰인이 법률 분쟁에 휘말리지 않게 사전 예방하는 데까지 폭넓게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세-공정거래 맨 파워 보강

이 대표는 조세와 공정거래 분야도 국내 최고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바른은 지난해부터 사정당국의 엄격한 조세 수사에 대응해 국내 로펌 중 유일하게 조세와 형사사건을 통합한 조세수사팀을 운영하고 있다. 사정당국 안팎에서는 검찰이 지난해 모뉴엘과 코린도그룹 등의 역외탈세를 수사한 데 이어 올해에도 지하경제 양성화라는 목표하에 관련 수사에 집중할 거란 예측이 많다.

‘선박왕’ 권혁 시도상선 회장의 소득세 취소와 삼성엔지니어링의 관세 부과 처분 등 굵직한 조세 관련 사건을 수임하거나 자문해온 이 대표도 조세수사팀의 일원이다. 여기에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인 김상철(55·14기), 서울행정법원 출신인 최주영(47·22기) 정기돈(55·19기) 변호사 등 관련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변호사들이 포진해 있다.

주로 대형 과징금 소송을 담당하는 공정거래팀도 바른의 핵심 역량 중 하나다. 최근 5년간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련 소송에서 패소해 기업들에 되돌려주게 된 과징금이 5000억 원대로 알려지면서 전문성 높은 구성원을 전진 배치한 상태다. 각각 공정위 상임위원과 심판관리관을 지낸 장용석(52·16기) 김은미(54·23기) 변호사 등이 그 예다.

이 대표는 경력 변호사뿐 아니라 가능성 있는 신입 변호사도 적극적으로 선발하고 육성해 주력 분야에 인력을 더욱 보강할 계획이다. 바른은 신입 변호사를 채용할 때 면접뿐 아니라 필기시험과 토론을 평가에 반영한다. 면접의 비중이 높은 타 로펌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이 대표는 “학벌과 인맥이 아닌 진짜 실력을 평가하기 위한 보완책”이라고 자평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올해에도 신입 변호사 20여 명을 충원했다.

“유능한 구성원들 사회에 다시 환원”

이 대표는 법조 일원화 제도의 정착을 돕기 위해 소속 변호사들을 다시 판사 검사 교수 등으로 환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소속 변호사들이 바른에서 실력을 키우고 인성을 쌓은 뒤 법조계 각 분야로 재진출하는 것을 장려하겠다는 의미다. 법조 일원화는 전면 시행 시기와 방식을 두고 아직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국민적인 합의하에 도입된 만큼 로펌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지론이다.

이 대표는 “업계의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지만 새로 개척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다지고 ‘법조삼륜의 한 축을 대표한다’는 로펌의 본분을 지켜나가며 의뢰인의 눈높이에 맞추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원일 바른 대표는▼

-경북 칠곡 출생
-경북고, 서울대 법대 졸업
-사법시험 24회 합격
-서울고법 부장판사
-국민권익위원회 비상임위원
-경찰청 집회시위자문위원장
-KBO 야구발전위원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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