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MSBS 인수하며 맹추격… LG화학, 글로벌 1위 수성 자신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 세계 1위를 놓고 삼성과 LG가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갔다. 삼성SDI가 23일 오스트리아 마그나슈타이어 배터리시스템(MSBS)을 인수한 것이 계기다.
업계 관계자는 “MSBS가 자동차 기업을 대상으로 확보한 수주량이 이미 수억 달러에 이른다”며 “삼성SDI는 MSBS 인수로 단숨에 선두권 경쟁에 뛰어들게 됐다”고 평가했다.
○ ‘추격’ 삼성SDI, ‘수성’ LG화학
그동안 삼성SDI는 독일 BMW, 미국 크라이슬러, 인도 마힌드라에 배터리 셀과 모듈을 납품해 왔다. 업계에서는 삼성SDI의 이번 인수가 기술 확보보다는 판로 확대에 더 무게를 둔 것으로 보고 있다. MSBS가 완성차 기업을 대상으로 확보한 수주량이 수억 달러에 이르기 때문이다. 삼성SDI로서는 2008∼2012년 독일 보쉬와 합작사 SB리모티브를 만들었다 실패한 아픔을 단번에 만회할 수 있게 됐다.
LG화학은 현재 10대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제너럴모터스(GM), 현대·기아자동차, 르노 등 6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LG화학은 자사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 대수가 40만 대에 이르는 데다 2014∼2018년 수주물량이 10조 원을 넘긴 상황이어서 선두 수성을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마그나 날개’를 단 삼성SDI의 급부상은 LG화학에 충분한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앞다퉈 생산량 확대 나서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덩달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도 올해 35억8400만 달러(약 3조9782억 원)에서 2020년 210억 달러(약 23조310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들은 수요 폭증에 대비해 앞다퉈 생산 설비 구축에 나섰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지난해 각각 중국 난징(南京)과 시안(西安)에 연 10만대(LG화학), 4만 대(삼성SDI)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