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사설]복지와 세종시에 대한 MB의 쓴소리, 설득력 있다

입력 | 2015-02-24 00:00:00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지금 해 놓은 복지만 해도 10년이 지나면 어마어마한 부담이 될 것”이라며 “처음부터 선별적 복지를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이 16일 인촌 김성수 선생 60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직후 동아일보 배인준 주필과 가진 환담에서 꺼낸 발언이다.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고언(苦言)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2012년 92조 원이던 정부의 복지 예산은 올해 115조 원으로 4년 만에 23조 원이 늘어났다. 반면에 국세 수입은 2012년부터 3년 동안 22조 원이 덜 걷혔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인구 고령화와 생산 가능인구 감소로 국가 채무가 눈 덩이처럼 불어나 2030년에 2000조 원에 근접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앞으로 국가 재정이 빠르게 증가하는 복지 예산을 과연 감당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현재의 복지체계는 201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의 주도권을 장악한 친박(친박근혜)계가 야당과 무상복지 경쟁을 벌이면서 포퓰리즘 성격을 띠게 됐다. 같은 해 7월 0∼2세 전면 무상보육이 재정 부족으로 시행 넉 달 만에 중단 위기를 맞았을 때 무상보육의 수정 여부를 놓고 새누리당과 정부가 갈등을 빚은 적도 있다. 그럼에도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는 무상보육 대상을 3∼5세로 전면 확대하는 누리과정 공약을 통해 보편적 복지의 규모를 더 키웠다. 새누리당과 새 내각의 고위층 인사들이 25일 처음 개최하는 고위 당정청 정책협의회는 복지 재정의 암울한 현실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이 전 대통령은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서도 “삼성과 LG그룹 총수가 세종시 참여에 사인을 했는데 그 계획대로 했으면 지금 세종시는 최첨단으로 조성됐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지난해 12월 36개 중앙 행정기관의 이전이 종료된 세종시 건설의 최대 명분은 지역 균형 발전이었다. 하지만 현재의 세종시는 기업 중심 도시가 되었더라면 창출되었을 연관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세종시 근무 공직자들은 서울로 오가기 위해 한 해 150억 원에 이르는 출장비를 쓰고 있으며, 길에서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이로 인한 행정의 비효율은 계량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남북 통일이 되면 비무장지대(DMZ) 행정수도나 통일수도 문제가 제기돼 다시 국론 분열을 초래할 공산이 크다.

이 전 대통령이 최근 펴낸 회고록 내용 중에는 자기변명적 요소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5년간 국정 운영을 통해 체득한 복지 문제나 세종시의 불편한 진실에서 무엇을 취할지는 현 정부의 자세에 달려 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