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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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축구에서 골키퍼는 서러운 포지션이다. 방어는 당연한 것으로 치부되고 실점하면 비난은 고스란히 골키퍼의 몫이다.
게다가 포메이션을 논할 때도 골키퍼는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한국 대표팀을 맡았을 당시 “한국에서는 4-4-2나 3-4-1-2를 주로 이야기하지만 골키퍼를 빼놓은 포지션이란 있을 수 없다. 그래서 난 1-4-4-2나 1-3-4-1-2라고 적는다”며 골키퍼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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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팀으로만 범위를 좁혔을 때, 실패한 브라질 월드컵에서 실패의 주범으로 골키퍼 정성룡이 꼽혔던 것, 준우승을 차지한 아시안컵에서는 김진현 골키퍼가 극찬을 받으며 주목 받았던 것도 팬들에게 골키퍼의 중요성이 크게 와 닿고 있음을 입증한다.
최근 축구에서 골키퍼의 비중이 확대된 건 기존의 역할인 골문을 지키는 능력 뿐 아니라 골키퍼가 상대 골문으로 향하는 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골키퍼가 자신 앞의 선수들과 연계 플레이를 통해 공격을 시작하는 경향이 세계 축구 흐름을 지배하고 있다.
현대축구에서 골키퍼는 골문을 지키는 동시에 수비라인과의 패스플레이에 가담하고 빌드 업 과정의 출발점으로 능동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골키퍼의 활동 반경에 따라 상대는 공간이 제한되고 더 강한 압박을 받게 된다.
본연의 역할인 선방 능력 역시 더욱 중요해졌다. 많은 득점을 하는 것보다 실점하지 않는 것에 중점을 두면, 최소한 지지는 않을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골키퍼의 역할과 존재감은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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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