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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단합된 힘으로 진군”… ‘친노 수장’ 넘어서는게 급선무

입력 | 2015-02-09 03:00:00

[새정치연합 당대표 문재인]




“이 순간부터 분열은 없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뒤 불끈 쥔 두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문 의원은 수락연설에서 박근혜 정부를 향해 “전면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해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8일 새 당 대표로 선출됐지만 기쁨을 만끽할 시간은 별로 없어 보인다. 문 대표 앞에 제1야당을 정상화하기 위한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당장 이번 전당대회에서 친노(친노무현)와 옛 민주당의 대결 구도로 증폭된 계파 갈등이 수습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으로 실시될 4·29 보궐선거에 야권 후보가 난립하는 상황과 정책정당 실현 여부 등 3대 과제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

탕평인사로 옛 민주당 세력 끌어안아야

[1] 계파 갈등 수습할까

과반수 득표 실패는 불안요소


새정치연합은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 뒤 박영선,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운영됐지만 당내 계파 갈등은 오히려 커져 갔다. 전대 경선 내내 계파 갈등으로 몸살을 앓았고 전대를 코앞에 두고서는 여론조사 경선 룰을 둘러싸고 친노-비노(비노무현) 간 정쟁이 폭발했다.

문 대표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이 순간부터 우리 당은 분열을 버린다”며 “변화의 힘으로, 단합의 힘으로, 위대한 진군을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계파 청산 없이는 위기에 빠진 당을 살릴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발언이다.

그럼에도 당내에선 “친노 진영의 수장인 문 대표가 스스로 계파 갈등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계파를 초월한 당직 인선을 해도 결국엔 이른바 ‘친문(친문재인)’ 그룹이 주요 결정권을 독점하고 권력화할 것이라는 불신이 팽배해 있다.

경쟁 후보였던 박지원 의원과의 득표율 차가 3.52%포인트밖에 나지 않은 것도 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 한 당직자는 “2012년 대선후보가 자기 세력으로 포진한 당 조직의 지원을 받고도 과반수 득표에 실패했다는 건 당의 불안요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 대표가 안정적으로 당을 운영하려면 자신이 강조해온 ‘탕평인사’를 실현하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비노 진영의 한 당직자는 “조금이라도 친노에게 치우친 인사로 비친다면 분열이 가속화해 당이 (분당 등) 극한 갈등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야권 신당 꿈틀… 공천 잡음땐 사분오열

[2] 4·29 보선 발등의 불

3곳중 2곳 지역위원장 친노 ‘눈총’


지난해 통합진보당이 해체되면서 실시되는 4·29 보궐선거는 문 대표 체제의 순항 여부를 판가름할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옛 통진당은 이미 경기 성남 중원과 서울 관악을에 후보 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광주 서을 출마도 검토하고 있다. 정동영 전 의원이 참여한 국민모임 신당추진위원회도 선거구 3곳에 모두 후보를 내기로 했다. 새정치연합의 공천에 불만을 품은 인사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있다. 정의당 후보까지 합치면 지역별로 여당 후보 1명과 야당 후보 5명의 대결구도가 펼쳐질 수도 있다. 야권 후보 난립으로 어느 한 지역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당내에선 벌써부터 “이번 보궐선거에서 지면 곧바로 분당(分黨) 사태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012년 총선에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친노 공천’ 딱지를 떼지 못하면 비노 진영과 호남 의원들의 결집을 가속화해 당이 사분오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 대표는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경선 룰’을 확정해 투명한 공천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문 대표 측 인사들은 전대 이전에 이미 보궐선거 승리 전략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민모임이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과 조국 서울대 교수 등 거물급 인사 영입에 공을 들이는 것에 촉각을 세우며 파괴력 있는 인사 영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노 진영의 한 의원은 “보궐선거가 실시되는 3곳 중 2곳의 지역위원장은 친노 인사”라며 “문 대표가 ‘자기 살을 베는’ 심정으로 불공정 시비를 차단해야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지율 올리려면 ‘대안없는 반대’ 벗어나야

[3] 정책정당 거듭날까

‘대여 강경투쟁’ 일찌감치 선언 부담


청와대와 여야 정치권에서 증세 및 복지 논쟁이 한창인 가운데 문 대표가 취임 직후 정부 여당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문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박근혜 정부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정부 여당과 각을 세워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문 대표가 ‘대여 강경투쟁’을 선언하면서 타협과 토론으로 정책을 제시하는 야당의 모습은 기대하기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여당과 청와대에 맞서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한다면 결국 ‘무기력한 야당’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문 대표는 그동안 ‘부자감세 철회’ ‘중부담 중복지’론을 펴왔지만 세수 결손, 재정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안은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증세 없는 복지’는 거짓말”이라고 일침을 가하면서 복지 이슈를 두고 여당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대표가 ‘당 지지율을 30%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공약을 지키려면 ‘반대만 일삼는’ 야당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혜림 기자 be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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