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통 리더십’의 주장 기성용
2015 호주 아시안컵을 통해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대표팀 관계자는 “우리 성용이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2년 전 SNS 사태 이후 그는 더욱 성숙해졌다. 그해 배우 한혜진 씨(34)와의 결혼도 그가 심리적인 안정을 얻는 데 도움을 줬다.
장난기 많았던 예전 모습도 많이 사라졌다. 대표팀 관계자는 “정말 많이 진지해졌다. 예전에는 철없는 아이였다면 이제는 한국 축구를 이끌어 가도 될 만한 선수라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전에 그는 인터뷰를 기피하거나 성의 없는 대답을 하는 선수로 유명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동료를 위한 마음 씀씀이도 특별하다. 그가 가장 싫어하는 언론 기사는 ‘기성용의 파트너는 누구’라는 것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성용이는 그런 기사가 나가면 자신과 함께 뛰었던 선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도 대표팀의 선수인데 자신을 도와주는 역할만 하는 선수로 전락하는 것을 굉장히 미안해한다”고 말했다.
○ 결승전은 기성용으로 통한다
31일 오후 6시 호주와의 결승전을 앞두고 30일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흔치 않은 경험을 했다. 모든 질문이 기성용에게 집중됐기 때문이다. 30분간 슈틸리케 감독은 먼 곳만 쳐다봤다.
마지막으로 그는 선배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차)두리 형과 (곽)태휘 형이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해줬다. 형들이 저보다 팀을 위해서 희생했다”고 말했다. ‘주장 기성용’은 이만큼 달라졌다.
시드니=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