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에도 키덜트 바람
모스키노 바비 컬렉션
최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펼쳐진 패션브랜드 ‘모스키노’의 2015 봄여름 컬렉션에 금발머리 가발에 온통 핑크빛 옷을 입은 ‘바비’들이 나타났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해 말에는 바비가 좋아할 법한 핑크빛 가방, 공주 거울 모양의 아이폰 케이스를 선보였다.
모스키노 바비 아이폰 케이스
그런 걸 누가 사느냐고? 이미 국내에서는 1만 원 안팎의 ‘짝퉁’ 바비 거울모양 아이폰 케이스가 온라인 쇼핑몰에 쫙 깔렸다. ‘악동’ 디자이너로 유명한 ‘모스키노’의 제러미 스콧은 지난해 가을겨울 컬렉션에도 만화영화 ‘스펀지 밥’을 전면에 내세워 화제가 된 바 있다.
2001년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루돌프’ 그림 스웨터를 입은 게 ‘죄’였지만 요즘 시대에는 매력 포인트가 됐을지 모른다. 어린이들이 좋아할 법한 캐릭터가 그려진 디자인이 고급 패션 시장까지 휩쓸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시 밤비 컬렉션
프리미엄 캐주얼 브랜드 ‘디스퀘어드2’에서는 불도그, 사슴, 죄수 등 재미있는 캐릭터가 주인공인 스마트폰 케이스가 인기다. 화난 표정의 귀여운 불도그, 죄수가 된 섹시한 사슴 등이 키덜트족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캐릭터 패션이 고급 패션시장에서 인기를 얻자 최근에는 홈쇼핑 업체들도 귀여운 그림이 그려진 캐릭터 의류를 내놓고 있다. CJ오쇼핑은 박승건 디자이너와 협업한 ‘푸시앤건X드림웍스’와 디즈니 캐릭터가 그려진 ‘셀렙샵X월트디즈니’ 제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김영훈 CJ오쇼핑 패션기획팀 과장은 “최근 키덜트로 대표되는 캐릭터 제품이 뷰티 및 패션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어 홈쇼핑에서도 캐릭터 패션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여성복 ‘NY212’의 드림웍스 캐릭터 제품은 방송 30분 만에 주문 금액 32억 원을 올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