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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손흥민 2골, 차두리 ‘70m 단독 드리블’ 다시 보니…“사람 맞아?”

입력 | 2015-01-23 13:53:00

사진= KBS 방송화면 캡쳐


차두리 드리블, 손흥민

55년 만에 정상 재등정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난적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을 2-0으로 꺾고 4강에 선착했다. 손흥민은 22일 호주 멜버른의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아시안컵 축구대회 8강전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여기엔 ‘폭풍 드리블’을 선보인 차두리(34), ‘특급 도우미’로 활약한 김진수(24), 그리고 ‘거미손’ 김진현(28)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손흥민 타임’은 연장에 들어가서야 시작됐다. 손흥민은 연장 전반 종료 휘슬이 울리기 1분 전 김진수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올려준 볼을 골문 앞에서 머리로 밀어 넣으며 결승골을 잡아냈다. 이어 연장 후반 14분에는 차두리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슛으로 쐐기 골을 성공시켜 대표팀 에이스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경기가 끝난 뒤 1만여 명의 한국 관중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손흥민’을 연호했다.

손흥민은 “2골 모두 선수들이 내게 맞춰줬다. 첫 골 때는 (김)진수가 크로스를 기가 막히게 올려줬다. 두 번째 골은 (차)두리 형이 말할 수 없이 깔끔하게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또 “두리 형이 뛰어다니지 말고 체력을 아꼈다 한 방을 노리라고 했다. 두리 형은 정말 내가 기댈 수 있는 형이고 삼촌이다. 두리 형에게 이번 대회 우승컵을 은퇴 선물로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손흥민의 이 말을 못 들은 김진수는 경기 후 “(손)흥민이가 은혜를 모르는 것 같다. 고맙다는 말이 없었다”며 웃었다.

손흥민의 이날 짜릿한 2골은 차두리, 김진수, 김진현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다.

김진수는 연장 전반 14분 상대 진영에서 골을 가로챈 뒤 골문 앞에 있던 손흥민에게 정확히 연결했다. 김진수는 “결승골을 도와 기쁘다. 나는 젊다. 가장 많이 뛰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대표팀 최고령 차두리는 여전히 강한 체력으로 ‘차미네이터’라는 별명을 유감 없이 입증했다. 선발 출전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던 차두리는 후반 25분 김창수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오른쪽 수비수 김창수의 컨디션 난조로 공격이 왼쪽으로 쏠렸던 한국은 차두리가 투입되면서 좌우 공격의 균형을 찾았다.

쉴 새 없이 그라운드를 오가며 상대 진영을 휘젓던 차두리는 연장 후반 14분 오른쪽 측면을 70m 넘게 단독 드리블로 돌파한 뒤 수비를 제치고 골문 앞에 있던 손흥민에게 자로 잰 듯 공을 건넸다. 손흥민이 아닌 누구라도 완벽하게 슈팅을 할 수 있는 패스였다.

차두리의 폭풍 드리블과 날카로운 어시스트에 이영표 해설위원은 “이 골 지분의 99%는 차두리에게 있다”고 극찬했다. 또한 SBS 배성재 캐스터는 “이런 선수가 왜 월드컵 때는 중계를 하고 있었느냐”며 찬사를 보냈다.

또한 김진현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발굴한 최고 보석이다. 그는 이날도 몇 차례나 ‘슈퍼 세이브’를 보여주며 골문을 굳게 지켰다. 전반 16분 혼전 상황에서 산자르 투르수노프의 왼발 슛을 막은 것은 이날 활약의 백미였다.

2014 브라질 월드컵까지 정성룡의 몫이었던 대표팀 주전 골키퍼 자리는 이번 대회를 통해 완전히 김진현의 차지가 됐다. 김진현은 감기로 결장한 조별리그 2차전 쿠웨이트전을 빼곤 모두 출전해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골을 내주지 않고 상대를 늪에 빠뜨린다는 의미에서 팬들이 한국에 붙여 준 ‘늪 축구’라는 수식어는 김진현이 버티고 있는 덕분이다. 김진현은 “어려운 상황이 몇 번 있었지만 잘 이겨낸 것 같다. 실점하지 않는다면 팔이 부러져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주전에 집착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이날 승리로 아시안컵 3회 연속 4강에 오르며 1988년 카타르 대회 이후 27년 만에 아시안컵 결승 진출에 도전하게 됐다. 한국은 1988년 준우승 이후 2011년 카타르 대회까지 6회 연속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아시안컵 무패행진을 14경기(승부차기 패는 무승부에 포함)로 늘렸다. 이날 온 몸으로 상대 공격을 막아낸 중앙수비수 곽태휘는 경기 최우수선수(MOM)로 선정됐다. 한국은 23일 열리는 이란-이라크 경기의 승자와 26일 오후 6시 4강에서 맞붙는다.

차두리 드리블, 손흥민. 사진=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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