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좀 살려주세요, 우리 형이 사춘기래요!/소피 리갈 굴라드 지음/장소미 옮김/96쪽·1만1000원·씨드북
이 책은 동생 눈에 비친 사춘기 관찰기입니다. 동생의 귀에 들리는 형의 목소리는 이렇습니다. “그르릉… 너 그르릉… 내가 내쫓았는데 그르릉… 그르릉 가져와….” 한때는 동생의 롤 모델인 형이었는데 ‘지금의 형은 말할 때보다는 짖을 때가(!) 더 많고, 청바지를 엉덩이 밑으로 흘러내리게 입고, 머리도 어쩌다 생각나면 감는’ 괴물 형이 되었습니다.
형을 골탕 먹일 방법을 찾기 위해 형의 컴퓨터도 뒤지고 페이스북도 뒤집니다. 그러다 발견한 아주 의외의 형의 모습, 왜 형은 이런 모습을 식구에게 보여주지 않았을까요? 동생의 노력이기도 하고, 시간이 흐른 덕분이기도 해서 형의 사춘기는 끝나갑니다. ‘형은 드디어 자기 세계 속에 빠져 지내는 것을 그만두었고, 우리도 형을 무거운 짐짝처럼 보는 것을 그만두었다.’ 이렇게요.
광고 로드중
마지막 문장이 의미심장합니다. ‘누구에게나 차례가 돌아오는 법이다!’ 양철 냄비는 구멍도 나지 않습니다. 큭큭큭!
김혜원 어린이도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