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감독.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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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남도(南道)라 해도 겨울은 겨울이라 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는 찬바람이 쌩쌩 불어왔다. 이런 추위 속에서도 선수들은 자동차를 몰고, 삼삼오오 야구장을 찾았다. 베테랑 김태영 김원섭부터 신인선수들까지 친한 선수끼리 짝을 이뤄 야구장 관중석 복도를 뛰는 장거리 달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마침 지인을 만날 일이 있어서 야구장에 출근한 KIA 김기태 감독은 “시키지도 않았는데 웬일들이냐?”고 선수들의 자발적 훈련 자세를 에둘러 칭찬했다.
선수들이 장거리 달리기에 전념한 이유는 자명하다. 바로 12일로 예정된 체력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서였다. 연령별로 안배는 해줬지만 선수들은 김 감독 앞에 나태하게 겨울을 보내지 않았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여기서 기준 기록에 미달하면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 참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더욱 그렇다.
그런데 김 감독은 “12일 체력테스트를 비공개로 하겠다”고 말했다. KIA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표면적 이유는 선수협의 비활동기간 훈련금지 조항 때문이다. 체력테스트를 훈련이라고 단정할 순 없겠으나 괜히 공개를 해서 구설에 오르는 것을 피하고 싶은 마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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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철벽방어를 할 방침은 아니라 굳이 취재를 온다면 막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체력테스트를 부각하고 싶지 않은 데에는 김 감독 특유의 ‘배려’가 담겨져 있다.
광주|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