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찰 갈등 중재자로 나서 “푸른제복 때문에 피살” 경찰 달래며 “시장에 등돌린건 부적절” 비판도
이런 중재가 가능한 것은 진정성 있는 행보를 통해 보여주는 소속 집단의 신뢰로부터 비롯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브래턴 청장은 27일 엄수된 뉴욕 경찰관 라파엘 라모스 씨(40) 장례식에서 감동적인 추모사로 운집한 2만5000여 경찰관의 마음을 움직였다. “경찰관들의 장례식에 참석할 때마다 저는 이번이 마지막 장례식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압니다. 경찰이라는 직업은 다른 직업과 비교할 수 없는 보상(보람)을 여러분에게 주지만 어느 날 이렇게 여러분에게 (이처럼) ‘모든 걸’ 내놓으라고 요구합니다.”
여기에 숨진 경찰관들의 죽음에 대해 “(제복) ‘색깔’(푸른색) 때문에 살해됐다”고 표현함으로써 그동안 시위대의 거센 인종차별 비판에 변변한 해명도 못하고 코너에 몰렸던 경찰의 마음을 대변했다는 평을 들었다. 그렇다고 맹목적으로 동료 경찰의 편만 들고 있는 것은 아니다.
광고 로드중
WSJ는 “더블라지오 시장이 시위대와 경찰의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고 오히려 증폭시켰는데 이제 (그 해결을) 브래턴 청장에게 크게 의지하게 됐다”고 전했다. 브래턴 청장이 ‘시장과 경찰 간 중재자’뿐만 아니라 ‘경찰과 시위대 간 갈등 조정자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것이다. 브래턴 청장은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 시절인 1994∼1996년에 이미 청장을 지낸 적이 있는 경력 45년의 베테랑. 당시 그는 줄리아니 시장과 함께 뉴욕 시 범죄율을 크게 낮추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