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문화계 되감아 보기] <5> 대작 풍년속 한국영화 외화내빈
올해 관객 1000만 명을 넘긴 영화는 4편. 2012년 ‘도둑들’과 ‘광해, 왕이 된 남자’ 2편이 1000만 명을 돌파한 적이 있지만 한 해에 1000만 영화가 4편이나 나온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위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올해 1000만 클럽 영화 ‘명량’ ‘변호인’ ‘인터스텔라’ ‘겨울왕국’. 동아일보DB
7월 개봉한 ‘명량’의 광풍은 거셌다. 일일 관객 100만 시대를 열며 승승장구하더니 1761만 명을 넘겨 2009년 ‘아바타’(1362만 명)를 제치고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사회적으로도 이순신 신드롬을 일으키며 리더십이라는 화두를 던진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한국영화 전체로는 흉작에 가깝다. ‘명량’을 제외하면 올해 개봉한 영화 가운데 500만 명을 넘긴 작품이 ‘해적: 바다로 간 산적’(867만 명)과 ‘수상한 그녀’(866만 명) 2편밖에 없다. 허리에 해당하는 중간급 흥행작(300만∼500만 명)도 ‘군도: 민란의 시대’ ‘타짜-신의 손’ ‘역린’ ‘신의 한 수’ ‘끝까지 간다’ 5편뿐. 한국영화는 20일 현재 개봉작이 217편으로 지난해(183편)보다 늘었지만 점유율은 지난해 59.7%보다 10%P 이상 떨어진 48.6%에 그쳤다.
세월호의 아픔은 영화계로도 전이됐다. 4월 한 달간 지난해 동월 대비 약 206만 명(1126만→920만 명)이 줄었다. 5월부터 수치상으론 회복세에 들어섰지만 극장가 분위기는 오랫동안 경색됐다.
국내 4대 배급사의 성적은 엇갈렸다. CJ엔터테인먼트는 ‘명량’과 ‘수상한 그녀’가 대박을 친 데다 17일 개봉한 ‘국제시장’까지 20일 현재 110만 명을 넘기며 순항하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해적…’이 히트를 쳤고 ‘역린’ ‘타짜…’도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쇼박스는 대작 ‘군도…’가 겨우 손익분기점을 넘겼고 ‘신의 한 수’와 ‘끝까지 간다’로 체면치레했다.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신생 배급사로 지난해 ‘7번방의 선물’ ‘숨바꼭질’ ‘감시자들’ ‘신세계’ 등 히트작을 줄줄이 내놓았던 뉴(NEW)는 ‘변호인’이 천만 영화에 올랐지만, 올여름 ‘해무’는 흥행 경쟁에서 밀렸고 이후 눈에 띄는 작품을 내놓지 못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