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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리포트]성범죄 83건, 실형은 3건… 가해자가 재판장 맡기도

입력 | 2014-12-19 03:00:00

처벌 의지 없는 軍 사법제도




여군 대상 군내 성범죄가 근절되지 않는 주된 이유로 군 사법제도의 폐해가 지목된다.

일반장교가 재판장으로 참여하는 ‘심판관 제도’와 부대장 재량으로 선고 형량을 감경해 주는 ‘관할관 확인제도’ 등이 성범죄 가해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조장한다는 얘기다. 처벌이 무르니 성범죄가 되풀이된다는 것.

실제로 최근 5년간 발생한 군 성범죄 83건 중 올 8월까지 재판이 끝난 60건 가운데 실형이 선고된 사례는 3건에 불과하다. 감봉과 견책, 근신 등 경징계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영관급 이상 피의자 8명 중 1명(벌금형)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은 전원 불기소 처분에 그쳤다.

성범죄 가해자가 ‘성범죄 재판장’에 임명되는 어처구니없는 경우도 있다. 2010년 자살한 심모 중위에 대한 성추행 및 가혹행위 사건의 피의자인 A 중령은 형사입건되기 전인 올 1∼6월 사단의 보통군사법원 재판장을 맡아 성범죄 피의자 3명을 포함해 10명에 대한 재판을 진행했다. 그를 재판장으로 임명한 사람은 여군 부사관을 성추행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17사단장이었다.

군 성범죄를 저지르거나 연루되면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철퇴’를 내리는 미군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3월 미 육군은 일본인 여성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부하(대령)에 대한 수사를 고의로 지연시킨 마이클 해리슨 주일 미육군사령관(소장)을 준장으로 강등시켜 불명예 전역시켰다. 군 관계자는 “성범죄 사건은 피해자의 신분 보장과 재판의 공정성을 고려해 민간법원에서 재판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며 “특히 가해자와 사건을 은폐한 사람을 미국처럼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