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사회과학자 데이비드 슈케이드는 콜로라도 주 볼더와 콜로라도스프링스의 시민을 대상으로 집단 토론을 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생각이 어떻게 바뀌는지 실험했다. 정치적으로 좌파 성향을 가진 볼더 시민과 우파 성향을 가진 콜로라도스프링스 시민만을 골라 기후변화, 동성애 시민연대 등 민감한 주제를 놓고 토론하게 했다. 실험 결과, 토론을 거치면서 볼더 시민은 더 진보적으로 바뀌었고 콜로라도스프링스 시민은 더 보수적으로 변모했다. 토론 전에는 같은 지역에 거주하더라도 개인적인 의견 차이가 있었지만 토론을 마친 후에는 이런 다양성이 크게 줄어들었다. 》
집단 지능을 높이려면… ① 과묵한 리더가 돼라 ② 비판적 사고 장려하라 ③ 구성원 역할 지정하라 ④ ‘악마의 변호인’ 임명하라
집단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오류가 나타난다. 예를 들어 먼저 말을 꺼내고 행동을 시작한 사람을 집단이 따라 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배심원 가운데 처음 말을 꺼낸 사람이 유죄라고 확신하면 무죄라고 생각했던 배심원이 입장을 바꿔 유죄로 평결한다는 것을 보여준 실험도 있다. 또 앞의 콜로라도 주 사례처럼 토론 전보다 토론 후에 더 극단적인 성향을 보이는 경우도 자주 나타난다. 소수만 알고 있는 중요한 사항이 공개적으로 논의되지 않아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는 사례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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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변호인’을 임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조직원의 자발적 침묵이 문제라면 구성원 중 몇 명을 지목해 집단의 견해와 반대되는 견해를 무조건 제시하도록 하는 악마의 변호인 역할을 맡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목된 구성원들은 소임을 할 뿐이므로 주류에 반대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레드팀을 운영할 수도 있다. 레드팀은 주류의 논리를 반박하는 가상 목표를 가진 팀으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반문하는 역할을 맡는다. 냉전 시대에 미국의 랜드연구소가 활용한 ‘델파이 기법’을 활용할 수도 있다. 델파이 기법은 익명으로 설문조사를 반복해서 특정 주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는 방법이다. 익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자유롭고 객관적인 의견이 모아진다. 또 설문조사가 여러 차례 진행될수록 구성원의 의견 편차가 점차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참가자들은 설문이 진행되는 도중에 집단토론에 참가할 수도 있다.
정리=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