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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檢 “문건-십상시회동 허위” 일치… 檢 “靑의심 ‘양천모임’은 실체 묘연”

입력 | 2014-12-17 03:00:00

[‘정윤회 문건’ 파문]靑특감-檢수사결과 비교해보니




‘정윤회 동향’ 보고서 등 시중에 유출된 청와대 문건들은 모두 박관천 경정(48·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이 2월 청와대에서 경찰로 복귀하면서 반출했던 문건들이 외부로 유출된 것으로 검찰이 결론 내렸다. 청와대가 문건 유출 자체가 정치적 의도에 의해 치밀하게 기획됐다고 본 것과 달리 검찰은 문건 유출이 일종의 ‘정보 유출 사고’에 가깝다고 판단한 것이다.

박 경정이 경찰 복귀 전 청와대 문건을 대거 출력한 뒤 상자에 담아 서울지방경찰청 정보1분실로 반출해 놨는데, 이 상자에서 정보1분실 한모 경위(44)가 문건을 빼내 복사했고 이를 건네받은 고 최경락 경위(45)를 통해 외부에 유출됐다는 것이다.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진모 차장에게 유출된 문건은 한 경위가 넘긴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으며, 이 외에 다른 경로로 문건이 빠져나간 것은 없다고 보고 있다.

박 경정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상자 속에 ‘정윤회 동향’ 문건도 있었다고 시인했고, 한 경위도 최근 “복사한 보고서 중 ‘정윤회 동향’ 문건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한 경위의 휴대전화에서 진 차장과 나눈 통화 녹음을 분석했고 문건 유출과 관련한 대화 내용을 확보해 추궁한 끝에 자백을 받아냈다. 한 경위가 진 차장과 통화하던 중 의도치 않게 통화 녹음 버튼이 눌러져 문건 유출 관련 대화 내용이 저장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한 경위는 객관적 물증을 토대로 해 추궁하자 자백한 것이다. 외압은 절대 없었다”고 말했다.

이런 검찰의 결론은 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52) 등이 정윤회 씨와 청와대 3인방을 공격하기 위해 문건을 작성, 유포했다고 본 청와대의 시각과는 큰 차이가 있다. 청와대는 특별감찰을 통해 ‘정윤회 동향’ 문건의 배후에 조 전 비서관과 박 경정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양천(조응천+박관천)모임’이 있고, 이들이 허위 정보를 양산해 왔다고 봤다. 의도적으로 정 씨를 끌어들여 비선 실세 의혹을 터뜨리고 이재만 대통령총무비서관 등 청와대 3인방을 쳐내기 위해 문건 작성과 유출의 ‘판’을 짰다는 시각이었다.

하지만 한 경위와 최 경위를 연결고리로 해 세계일보와 한화 등에 문건이 유출된 증거들이 속속 발견되면서 ‘양천모임’이 문건 유출의 배후에 있다는 청와대의 가설도 무너진 셈이 됐다. 검찰은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 조 전 비서관이나 박 경정이 문서 유출에 직접 관여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양천모임’의 실체도 불분명하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와 검찰은 ‘정 씨가 이른바 십상시(十常侍)’와 수시로 회동을 가졌으며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의 교체설을 퍼뜨렸다’는 문건의 내용이 허위라는 점에는 일치된 결론을 내렸다.

장관석 jks@donga.com·신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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