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피혁공장서 비밀리에 제조… 이름 안 밝히고 길거리서 물건 건네 6명 검거… ‘정품가 6300억’ 물량 압수
‘길거리에서 판매되는 수많은 짝퉁 물건들은 어디서 만들어져 공급될까.’
서울 중부경찰서 경찰들은 9월부터 동대문 관광특구에서 짝퉁 단속을 하면서 이런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마침 ‘강모 씨(65)가 짝퉁 물건을 대량으로 유통시키고 있다’는 첩보가 입수됐다. 경찰 20명은 수사를 거듭한 끝에 1일 오전 5시에 모여 작전회의를 했다. 강 씨를 포함한 업자들의 주거지, 창고와 공장 등 총 9곳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된 날이었다.
강 씨는 경기 안성시에서 1322.3m²(약 400평) 크기의 피혁공장을 운영하는 김모 씨(56)에게 의뢰해 루이뷔통, 구찌 등의 짝퉁 원단을 만들어왔다. 두 사람은 범행을 숨기기 위해 인적이 드문 길거리에서 만나 원단을 주고받았다. 강 씨는 원단을 짝퉁 가방과 지갑 등을 만드는 제조자 2명에게 팔았다. 제조자들은 적발될 것에 대비해 주택가 반지하에서 몰래 물건을 만들기도 했다. 강 씨 본인도 짝퉁을 제작하며 경기 의정부시에 마련한 231.4m²(약 70평) 크기의 창고에 보관했다. 이들은 서로 ‘○사장’이라고만 부르며 이름도 모를 정도로 은밀하게 영업을 해왔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