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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동아리 회장단과 회원들. 솔라보트 동아리인 '날샘'이 만든 '상아리'호 옆에서 한 컷. 윤양섭 전문기자 lailai@donga.com
날샘은 화려한 전력의 선배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회원 5명과 설계팀을 꾸려 여러 개의 시험용 보트를 설계 중이다. '넥스서프'란 소형선박 설계프로그램을 유용하게 쓰고 있다. 배 설계를 위해 3학년 과목인 선박계산 등을 미리 들었다. 특히 배의 선체(hull)를 어떤 모양으로 할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하다. 배를 만들기 위해서는 설계팀 외에도 모터 프로펠러 방향타 등 동력팀, 이 동력을 솔라판과 연결하는 전기팀, 핸들과 축을 만드는 팀 등이 필요하다. 회원이 60명이나 되는 것도 그래서다. 회원들끼리 논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보트의 형태를 결정하고 내년 6월 말~8월 중순까지 2달 동안 실제로 만들어야 한다. 지난해에는 빈 강의실에서 회원들이 비지땀을 흘렸다.
임 씨는 2011년 입학해 곧바로 날샘에 가입했다. 그때 만든 배가 '솔라시도'호. 성적이 좋지는 않았다. 1학년을 마치고 입대했다가 올해 복학하면서 '상아리(상어의 순우리말)'호를 만드는 데 합류했다. 3개 종목 가운데 200m 스프린트에서 3위, 매뉴벌링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5000m 대회가 취소되는 바람에 3개 종목 점수를 합산해 우승을 가리는 규정에 따라 올해는 종합우승자를 결정하지 못했다. 팀으로서는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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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의 상징인 스크루. 동아리 회장단과 회원들이 스크루처럼 인생을 힘차게 헤쳐나가자고 다짐하고 있다. 부산대 제공
부산대 조선해양학과에는 날샘을 포함해 동아리가 7개나 된다. 학술 동아리로는 '해미르' '나디아' 'PROVE' '유레카'가 있다. '해미르'는 사람을 동력원으로 하는 인력선을 만드는 동아리로 전국대회 8회 우승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선박설계 동아리 '나디아'도 전국대회에서 5차례나 우승했다. PROVE(무인잠수정을 설계 제작)는 국무총리상 등을, 유레카(아이디어 및 특허를 창출)는 특허청장상과 조선협회 회장상을 수상했다. 운동 동아리로는 바이킹(축구), WIG(농구)가 있다.
이 학과에 유난히 동아리가 많은 이유는 동아리 활동과 학과 수업이 밀접한 관계가 있어 학교 측에서도 장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날샘 해미르 등은 학과에서 연 200만 원씩을 지원받고 있고, 지도 교수들도 따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학생들도 배를 만들면서 배운 이론을 실전에 접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기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는 한국 조선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데 한 축을 담당했다. 조선업이 세계 1위(2014년 1월 현재 선박 수주량은 한국이 세계 시장의 45.4%, 중국이 34%)로 올라선 데는 이 학과 졸업생들의 땀과 노력이 크게 기여했다.
이 학과는 우수한 인재들을 양성하기 위해 탄탄한 교수진이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이 학과 3학년 2학기 전공과목인 '선체구조설계'를 청강할 수 있었다. 세계적인 조선해양공학자인 백점기 교수의 강의다. 60여 명의 학생들은 백 교수의 강의에 몰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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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조선해양공학자 백점기 부산대 교수가 3학년에게 선박구조설계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윤양섭 전문기자 lailai@donga.com
백 교수를 비롯해 이 학과 교수진 13명은 모두 조선해양업계의 권위자들이다. 학과 개설 역사가 60년이나 되고 조선업 발전을 이끌어온 만큼 커리큘럼도 잘 짜여졌다는 평을 듣는다.
1학년 때는 물리학과 생활화학 미적분학 등 기초학문을 섭렵하고 2학년 때는 역학, 응용수학, 선박계산 등을 배운다. 3학년부터는 선박의 기초 설계와 용접실험 등 실무경험을 쌓아간다. 4학년에는 심화설계 과정을 비롯해 운동실험과 진동실험 등을 하는데 난도가 매우 높다. 고가의 각종 실험 장비를 통해 실무를 익힐 수 있는 것도 이 학과의 장점. 특히 대학으로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선박예인 수조시험 연구동도 보유하고 있다. 연구동에는 길이 100m, 폭 8m, 깊이 3.5m인 대형 수조와 함께 실제 해상 상태를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다방향 생성 조파기와 최대속도 7m/s인 예인 전차를 구비하고 있다. 이 시설로 차세대 첨단선박과 해양구조물 개발과 관련한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다.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박종천 교수(학과장)은 "우리의 살 길은 해양"이라며 "해양플랜트 산업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고, 조선경기도 곧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양섭 전문기자 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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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천 조선해양공학과 교수(학과장)는 "우리 과는 CK-1사업, BK21+사업 등에 적극 참여해 고급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며 "특히 BK사업의 경우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조선업계의 향후 전망에 대해 "약간 정체된 느낌이지만 곧 회복될 것"이라며 "해양플랜트 분야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부산=윤양섭 콘텐츠기획본부 전문기자 (동아일보 대학세상 www.daese.c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