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자사고 누르려다 자사고 띄웠다

입력 | 2014-12-09 03:00:00

서울 지원학생 2013년보다 더 몰려… 조희연 “일반고 황폐화” 강조하자
불안해진 학부모들 자사고 쏠린듯




올해 일부 학교가 지정취소 위기까지 몰렸던 서울지역 자율형사립고(자사고)에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많은 학생이 몰렸다. 8일 추가접수를 마감한 결과, 자사고 24곳(하나고 제외) 가운데 최종적으로 정원을 채우지 못한 학교는 지난해 8곳에서 올해 2곳으로 줄었다. 이를 두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자사고 폐지 정책이 역효과를 불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21일 끝난 자사고 신입생 원서접수에서는 24개 학교가 평균 1.66 대 1의 경쟁률(일반전형)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1.58 대 1보다 높아진 수치다.

당시 정원을 채우지 못한 자사고 7곳(경문고, 경희고, 미림여고, 배재고, 숭문고, 우신고, 장훈고)은 5∼8일 추가모집을 진행했다. 미림여고와 우신고를 제외한 다섯 곳은 초반부터 지원자가 몰려 모집 첫날 정원(사회통합배려전형 제외)을 채웠다. 배재고는 160명 추가모집에 254명이, 경희고는 38명 추가모집에 95명이 지원했다. 미림여고와 우신고 측은 “정원은 못 채웠지만 지난해보다 지원자가 늘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이번 추가모집에서 총 809명이 지원한 것으로 확인돼 서울지역 자사고 최종 평균경쟁률은 1.77 대 1로 올랐다.

일선 현장에서는 놀라는 분위기다.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폐지 정책과 다른 결과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정원을 채운 한 자사고 교장은 “자사고 때문에 일반고가 황폐화됐다는 주장이 오히려 일반고의 교육 분위기가 나빠졌다는 사실을 부각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자사고 교장은 “그래서 불안해진 학부모들이 자사고에 몰린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부에선 ‘내신성적 상위 50%’ 지원자격이 사라진 점도 지원자 증가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은택 nabi@donga.com·임현석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