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하나외환 꺾고 신기록 4연속 꼴찌서 2연속 챔프 오르자… 자신감 찾으며 위기도 쉽게 돌파 혹독한 훈련 대명사 위성우 감독, 스스로 하게 하자 응용력도 생겨
샤샤 굿렛이 19득점 15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하며 우리은행의 승리를 이끌었다. 임영희(14득점)와 샤데 휴스턴(13득점)도 27점을 보탰다. 우리은행은 1쿼터 초반을 제외하고 줄곧 리드를 지켰다. 3쿼터 2분여를 남기고 47-46까지 추격당했지만 다시 차근차근 점수차를 벌려 나갔다. 하나외환 신지현은 양 팀 최다 득점인 23점을 기록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아직도 승리에 목마르다”는 선수들의 말처럼 우리은행은 올 시즌 한 차례도 승리를 빼앗기지 않았다. 지난 시즌 스스로 작성한 개막 후 최다 연승 기록(9연승)을 1년 만에 갈아 치웠다. 올 시즌 3연패를 꿈꾸는 우리은행은 더 강해졌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43)은 ‘자부심, 휴스턴 효과, 자율성’을 비결로 꼽았다.
새로 합류한 휴스턴은 팀의 새로운 에너지다. 올 시즌 리그 득점 1위(187점)로 경기당 평균 18.7점을 책임지며 수비가 강한 우리은행에 득점력을 더해줬다. 지난 시즌부터 함께한 굿렛은 국내 선수 못지않게 팀 분위기에 완벽하게 적응했다. 위 감독은 “휴스턴에게도 팀 스타일대로 수비에서의 역할을 우선해 달라고 주문했는데 잘해 주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팀에 시너지 효과를 더했다”고 말했다.
자율성은 올 시즌 우리은행을 설명하는 중요한 키워드다. 위 감독은 혹독한 훈련 대신 선수들이 스스로 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휴식과 외박이 늘었지만 훈련량이 크게 줄어든 건 아니다. 부족한 만큼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보충하기 때문이다. 위 감독은 “선수들도 나도 여유가 생겼다. 선수들이 시키는 것만 하는 게 아니라 더 나은 방향으로 응용하는 능력이 생겼다. 지도자로서 뿌듯하다”며 웃었다.
개막 10연승 기록에 대해 위 감독은 “중요한 건 연승이 아니라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빨리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올 시즌도 우리은행의 기본 전략은 ‘수비는 필수, 공격은 옵션’이다. 위 감독은 “확률적으로 공격보다 수비가 기복이 덜 심하다. 잘 지키는 것이 이기는 길”이라고 말했다.
춘천=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