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의 슬픈 곡조에 베이스가 울고… 기타 선율에 해금의 처연함이…
1일 독일 베를린 템포드롬 공연장에서 개막한 ‘재즈코리아 페스티벌 2014’에서 재즈그룹 모자이크코리아가 연주하고 있다. 국악과 재즈를 접목한 모자이크코리아는 올해 상반기 아시아 4개국과 하반기 유럽 3개국에서 순회공연을 펼치며 호평을 받고 있다. 베를린=정양환 기자ray@donga.com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을 받아 주독일한국문화원(원장 윤종석)이 개최하는 이 축제는 재즈 팬들이 많은 독일 7개 도시와 폴란드 바르샤바에 한국의 떠오르는 신진 재즈뮤지션을 소개하는 자리. 지난해 말 독일에서 개최해 큰 호응을 받은 데 힘입어 더욱 알찬 무대로 2회째 무대를 선보이게 됐다. 유석철 트리오와 이주미 콰르텟 등 7개 재즈밴드가 현지 뮤지션과 협력해 26회의 공연을 펼친다.
현지 외국인이 반 이상 차지한 객석의 반응은 임 감독의 말 그대로였다. 독일 남성 한스 에딩거 씨는 장구와 아쟁을 또박또박 발음하며 “처음 보는 악기 연주였지만 마스터피스(걸작)를 마주한 기분”이라며 “한국 전통음악과 재즈의 마리아주(결합)가 이렇게 근사할 줄 몰랐다”고 놀라워했다. 영국인 여대생 엘레나 씨는 “음계가 너무 독특해 재즈라고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가슴이 쿵쾅거리는 리듬감에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다”고 말했다.
독일 북부의 주요 라디오채널인 ‘도이칠란트 라디오’가 관계자들을 스튜디오에 초대하는 등 언론도 관심을 보였다. 페스티벌 기획에 참여한 재즈 평론가 나빌 아타시 박사는 “변방이라 여겼던 한국의 신진 아티스트들이 지난해 수준 높은 실력을 선보여 올해 더욱 관심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무대를 찾은 독일 유명 재즈레이블 ‘액트’의 지기 로크 대표도 “미국과 다른 독특함으로 무장한 한국 재즈는 큰 경쟁력을 지녔다”고 평했다.
문화원은 이 페스티벌을 연례행사로 정착시키고 국내에 유럽 현지 실력파 뮤지션들을 소개하는 자리도 검토하고 있다. 현지 음반사와 협력해 앨범 제작도 한다. 지난해 축제에 참여한 색소포니스트 김지석의 앨범이 이달 독일에서 발매된다. 윤종석 원장은 “올해로 9회를 맞은 주영국 한국문화원의 ‘런던한국영화제’처럼 독일에선 재즈라는 무기로 한국 문화를 알리는 장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베를린=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