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을 끝으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014’가 마무리됐다.
강등 위기에 처했던 성남FC는 11월 26일 인천전에 이어 최종전인 29일 부산전에서 모두 승리해 극적으로 클래식 잔류에 성공했다. 같은 달 23일 FA컵 결승에서 FC서울을 누르고 우승했던 성남은 극적으로 3위를 차지한 서울만큼이나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제 잔치는 끝났다. 그러나 뒷맛이 개운치 않다. 성남 구단주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부산전을 하루 앞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장문의 글을 통해 K리그 전체를 불신의 늪으로 빠져들게 했다. 이 시장은 일부 경기에서 오심이 아니라 고의로 경기 결과가 바뀌었고, 그 피해의 중심에 성남이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승부조작’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했다. 만약 부산전 결과에 따라 챌린지(2부리그)로 강등된다면, FA컵 우승으로 확보한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반납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
이 시장은 부산전 승리 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의 발언을 사과하기는커녕 오히려 ‘치고 빠지기’식의 답변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했다. 보다 못한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사회가 1일 이 시장을 상벌위원회에 회부키로 하자, 이 시장과 성남 구단은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다시 밝힐 모양이다. 이 또한 납득이 가지 않는 행태다.
이 시장은 구단주이자, 성남시장이며 책임 있는 정치인이다. 이 시장은 자신의 발언 탓에 김학범 감독의 지휘 아래 똘똘 뭉쳐 클래식 잔류를 일군 성남 선수단의 노력이 폄하되고, 나아가 한국프로축구가 불신의 꼬리표를 달게 됐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스포츠를 자신이 몸담고 있는 ‘정치판’처럼 변질시키려고 해서도 안 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